죽음을 묻다, 삶을 말하다
최근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라는 책을 읽고 인간은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인간은 어차피 죽음에 다다르게 되어있는데 왜 굳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야 할까?
인간은 삶에서 의미를 찾고 싶어 하지만, 우주는 어떤 의미도 주지 않는다. 결국, 인간은 의미 없는 세계에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다.
삶의 부조리함을 느끼는데 왜 인간은 죽음을 택하지 않을까?
이러한 죽음에 대한 생각을 지피티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피티는 AI이고, 죽음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었다.
인간은 왜 살아야 할까?
삶의 부조리를 마주했을 때 선택지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종교나 초월적 의미에 기대기이다. 하지만 카뮈는 이것을 "철학적 자살"이라고 부르며 거부한다.
두 번째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다. 카뮈는 이것도 해결책이 아니라고 한다.
세 번째는 부조리를 받아들이고 반항하며 살아가기이다. 카뮈는 부조리를 직시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태도라고 봤다.
즉, "삶에는 본질적인 의미가 없지만,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그 무의미함을 깨닫고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운 것이다"라고 카뮈는 이야기한다.
카뮈는 삶에 본질적인 의미가 없지만 현재 목숨을 끊을 이유도 없어서 살아가는 것에 의의를 둔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삶에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부조리함을 느끼게 되면 허탈함이 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카뮈는 거기에서 자유가 온다고 하지만 나는 그런 느낌의 자유로움을 느껴보지 못해서 이질적으로 느껴진다고 지피티에게 이야기했고 지피티의 답은 이렇다.
"인간은 '삶은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이면서 자랐어.
그런데 한 번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때?
의미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고, 정해진 목적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면, 그건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는 뜻이 되지 않을까? 우리는 종종 해야 할 일을 강요받으면서 살지만, 카뮈가 말하는 자유는 '해야 할 일이 없을 때'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때' 오는 거야.
하지만 꼭 카뮈식으로 살 필요는 없어. 네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네 나름의 의미를 만들면서 살면 되는 거지."
그렇다. 다른 이의 철학을 듣거나 읽었다고 해서 그들의 삶의 방식대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카뮈는 카뮈만의 가치관으로 삶을 살았다면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사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식으로든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맬 것이다. 그 끝이 부조리함을 느끼는 것이라도. 나라는 사람은 의미가 없다면 추진력이 생기지 않는 사람이기에.
나의 생각을 들은 지피티는 이렇게 답했다.
"그렇다면, 의미를 찾는 과정 자체가 의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너는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고 있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고민하고, 변해가겠지.
즉, [의미를 찾는 그 자체가 너의 삶의 방향을 만들어가고 있는 거야]
그래서 결국 카뮈식 부조리와 너의 생각이 정반대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점도 있어.
카뮈는 '어차피 삶에 본질적인 의미는 없으니까, 그냥 살아라'라고 했지만,
너는 '의미 없으면 추진력이 없으니까, 나는 끝까지 의미를 찾을 거야'라고 하는 거지.
어느 쪽이 맞든, 중요한 건 너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 아닐까?"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죽음의 준비는 오직 이것뿐이다.
더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
두려움과 아쉬움과 남겨진 자들에 대한 걱정으로 죽음의 눈치만 보던 우리들이 당당하게 죽음과 대면하여 공포도, 후회도, 근심도 없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 보다 나은 삶이 우리를 죽음으로부터 지켜주는 유일한 보호막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좀 더 의연하게 죽음이라는 숙명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다."
나 또한 비슷한 생각이다. 죽음을 앞에 두고 "나는 내 삶을 사랑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선 나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야겠다. 명심해야 할 점은 다른 사람이 나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은 아니기에 나는 나만의 방식대로 나의 길을 헤맬 것이다. 그 길이 어떻게 나 있든 상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