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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두두 Oct 24. 2021

의사소통 : 이미지로 이야기를 만들어볼까?

이미지 카드 스토리텔링


스토리를 제대로 구성한 학생은 고작 40퍼센트밖에 안 됐다. 아이들은 친구들이 자기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며 흥분했다.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p.201


'미래의 교육', '소프트웨어 교육의 혁신', '교육의 기적' 등 눈이 번쩍 뜨이는 수식어가 붙는 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 파리에 자리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전문학교 에꼴 24. 학력, 연령 등의 제한 없이 열정 넘치는 소프트웨어 인재들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로 거듭나고 있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죠. 국내에서도 청년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기관이나 프로젝트 사업이 기획단계에서 꼭 벤치마킹하러 방문한다는 곳이기도 합니다.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에서도 혁신의 교육현장으로서 에꼴 24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주목할 점은 공동 설립자이자 초대 교장이었던 니콜라 사디락이 그곳의 열정 넘치는 소프트웨어 인재들에게 부족한 한 가지를 찾아냈습니다. 바로 의사소통 능력입니다. 그가 언급한 "컴퓨터만 아는 괴짜들"이라는 표현이 대변하듯이 학생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것이죠.


의사소통 능력은 IT 전공자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능력입니다. 특히 전자기기의 발달 및 코로나 팬데믹으로 스마트폰, 인터넷 기반 학습기기의 사용이 늘어나는 반면 선생님, 친구들과의 대면 상호작용이 줄어드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부족해질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죠. 사디락이 학생들의 의사소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안한 교육 방법은 초등학생 저학년 아이들에게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생각 도구인 것 같아요.




오늘의 생각 기법 : 이미지 스토리텔링


이미지 스토리텔링이란 간단히 말해 이미지를 보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초점은 단순히 이야기를 짓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같은 이미지를 두고도 사람마다 각기 다른 상상을 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꾸며 내겠죠? 각자 개인마다 지난 경험이나 지식, 가치관 등이 모두 다르니까요. 이렇게 개인마다 다른 생각과 스토리텔링이 과연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고 이해시킬 수 있는지가 의사소통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이미지 스토리텔링은 이미지를 보고 이야기를 구성해 본 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여 뜻을 공감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까지 이루어지는 활동입니다.


앞서 말한 에꼴 24의 초대 교장이었던 니콜라 사디락은 학생들의 소통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이미지 스토리텔링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림 카드를 여러 장 만든 후 순서대로 나열한 뒤에 학생들이 이야기를 만들도록 훈련을 시킨 것이죠.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되는 카드 다섯 장을 한 세트로 구성하고, 그 세트를 본 학생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꾸며 글로 쓰도록 한 것이죠. 그리고 그 글을 다른 학생이 받아 글을 읽고 이미지를 순서대로 나열하도록 했답니다. 이 활동을 토대로 우리 아이들과 해 보면 좋을 활동을 재구성해 보았어요.







이미지 스토리텔링



알아두기

목적 : 이미지를 활용해 창의적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연습을 한다
준비물 : 이미지 카드, 전지, 마커 펜
소요시간 : 30~50분


진행방법

1. 다양한 이미지 카드를 전지에 흩뿌려 놓는다
2. 아이가 이미지를 정해진 개수만큼 고르도록 한다
3. 아이가 선택한 이미지를 활용해 이야기를 만들도록 한다
4. 아이가 말로 한 이야기를 듣고 아이가 선택한 이미지를 순서대로 나열해 본다
5. 이미지 선택 후 이야기 짓기와 이야기를 들은 후 이미지 나열하는 역할을 바꾸어 해 본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오늘의 기분이 어떤지 설명할 수 있는 카드가 있으면 하나 골라볼래?"라고 간단히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면 좋습니다. 질문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고 아이 또한 이미지 중에서 먼저 선택하고 생각을 정리해 말하는 것이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어 수월할 수 있어요.



1. 다양한 이미지 카드를 전지에 흩뿌려 놓는다


생각 수업은 하얗고 큰 전지와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지 카드는 저렴한 가격에 종교색은 없고, 부정, 긍정의 감정들을 쉽게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이 좋아요. 물론 아이가 한글을 익힐 때 사용했던 이미지가 함께 있는 단어 카드를 사용해도 되고, 직접 찍어 인화해 놓은 사진을 활용해도 됩니다. 꼭 값 비싼 이미지 카드를 구매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활동을 진행할 수 있어요.


이미지 카드가 준비되었다면 일단 전지의 하단에 사진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흩뿌려 놓습니다.



흩뿌려 놓아도 한눈에 잘 보기 위해 줄을 세워 나열해야 한다는 아이도 있을 수 있어요. 아이의 성향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니 이런 준비 활동도 놓치지 말고 유심히 보시길 바랍니다.



2. 아이가 이미지를 정해진 개수만큼 고르도록 한다


이미지를 선택하는 개수는 5~6개가 적당합니다. 5개보다 적으면 이야기를 구성할 때 너무 빈약할 수 있고 6개가 넘으면 너무 많아서 이야기 짓기가 꽤 복잡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아이 스스로도 이야기를 지으면서도 순서가 헷갈리고 어려워할 수 있거든요. 6하 원칙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갈 거예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가 들어가면 탄탄한 구성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지요. 그래서 아이와 5~6개 정도의 이미지를 선택할지 의논을 한 뒤 정해진 개수만큼 아이 먼저 고르도로 합니다.


아무 조건 없이 마음에 들거나, 눈에 띄거나, 그냥 손이 가는 6장을 선택해 보라고 하세요. 아이가 선택한 이미지는 보여주지 말고 혼자만 보도록 합니다.


3. 아이가 선택한 이미지를 활용해 이야기를 만들도록 한다


"보여주지 말고, 네가 6장을 가지고 스토리를 만들어 볼래?" 이렇게 얘기하면 아이는 이미지를 보이지 않으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굳이 뒤돌아서거나 주변의 장난감 혹은 책들을 가져와 간이벽을 만들기도 하죠. 그리고 자신이 고른 6장을 이리저리 배열해보면서 말로 얘기하게 됩니다.


아이가 말하면 엄마는 듣는 즉시 그 내용을 전지에 마커로 크게 씁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아이에게 글로 쓰는 책임까지 지워주진 말자고요. 쓰기 시작하면 전체적인 활동의 속도가 느려지고, 점점 활기를 잃어가게 됩니다. 또한 아이가 쓰는 순간 본 활동의 취지는 깡그리 잊어버리고 연필 잡는 자세가 어떻느니, 글씨 모양이 어떻느니, 받침이 맞니 틀리니 등 국어 시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시죠? 그러니 이 시간만큼은 아이가 이미지를 보고 야기를 만들고 그것을 전달하는 소통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글 쓰는 작업은 엄마나 어른이 시작하세요.


4. 아이가 말로 한 이야기를 듣고 아이가 선택한 이미지를 순서대로 나열해 본다


"네가 얘기해 준 내용에 맞춰서 장면의 순서를 맞춰 볼게."


아이가 말해서 전지에 쓴 내용들을 따라가며 이미지 장면들을 나열해 봅니다. 아이가 말한 스토리의 순서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아래 사진의 예에서 아이는 '엄마 아빠가 만나서 서커스도 보러 가고, 다른 것도 같이 해서 결혼했어요. 그래서 아이를 낳아서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라고 이야기를 구성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토대로 이미지를 나열했더니 "다른 것도 같이 해서" 부분에서 틀렸다고 하네요. 틀린 이유를 물어보니 "남자 위에 이렇게 많이 뭐가 적혀 있고, 불빛이 있는 초롱 사진에도 여러 개 쓰여있어서.."라고 대답하더라고요. 그러고는 다시 본인의 생각대로 다시 맞춰 나열을 합니다.



5. 이미지 선택 이야기 짓기와 이야기를 들은 이미지 나열하는 역할을 바꾸어해 본다


처음에는 아이가 말하고 어른이 나열하기를 했다면 같은 역할로 3번 정도를 한 후 역할을 바꾸어서 해 봅니다. 아이의 소통능력뿐 아니라 어른의 소통능력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죠. 그리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인사이트를 같이 공유해 주세요. 소통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세하게 설명을 하거나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도요.


이 활동은 효과적인 의사소통법에 대해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이미지를 인식하고 논리적인 이야기 만들기를 연습함으로써 우뇌와 좌뇌를 모두 활성화시켜 고른 발달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역할을 바꿔 이미지의 배열을 맞추는 게임 방식은 아이의 흥미와 참여도를 더 높일 수 있는 장치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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