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왕따가 되기 무서운 30대

3. 나 : ‘나’라는 여정 떠나기

by goyouhannn

나의 불안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지점은 ‘관계’였다.
누군가에게 미움받고, 그 관계에서 밀려날까 두려워 나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왔다.
덕분에 사회성은 높아졌지만, 정작 나를 돌보는 일에는 서툴렀다.


이런 두려움은 학생 시절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30대가 되어서도 비슷한 장면은 반복되었다.
직장에서 한 팀장이 자신의 기준으로 사람을 갈라놓는 상황을 마주했고, 나는 깊은 혼란에 빠졌다.


왜 또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어렵게 들어온 회사였기에, 퇴사를 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했고, 내가 또 시험대에 오른 기분이 들었다.


두려웠지만 도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깊이 고민한 끝에 나는 누군가를 배제하는 편에 서기보다,
내가 왕따가 되기로, 혼자가 되기로 선택했다.


생각보다 혼자가 되는 일은 괜찮았다.
누군가를 밀어내며 불편한 마음을 안고 사는 것보다, 내가 혼자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편이 훨씬 편안했다.
그 선택은 관계를 잃는 일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일이었다.


그 이후로 타인의 시선 속에서도 나를 지키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여전히 왕따가 되는 건 두렵다. 하지만 그 두려움에 휩쓸려 나를 잃고 싶지는 않다.
이제는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관계를 이어가려 한다.


어떤 책에서 한국 콘텐츠는 ‘혼자’를 외롭고 불쌍한 존재로 자주 그린다고 했다.
무의식중에 나 역시 그렇게 믿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사람을 좋아했고, 늘 타인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여럿이 익숙한 나에게 혼자는 낯설고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혼자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혼자 카페에 가는 것부터,
그 다음은 혼자 맛집에 가는 것, 혼자 국내 여행을 떠나는 것.
그리고 결국 혼자 먼 타국의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떠나는 사람이 되었다.


혼자를 견디는 시간이 쌓이자,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 자유가 되었다.
해방감이 있었고, 그 안에서 나는 나를 더 깊이 알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고독을 두려워하기보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결국 나를 가장 오래 이해하고 끝까지 함께할 사람은, 나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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