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겨울은 12월의 겨울과 달리 다가오는 느낌의 체감이 다르다. 연말의 포근한 감성의 겨울은 지나고 차가운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느낌이다. 12월 31일과 1월 1일 하루의 차이까지 갈 것도 없이, 31일 자정. 제야의 종 타종과 함께 분위기가 바뀐다. 마치 옴니버스 영화처럼 한 편의 막이 내리고 전혀 다른 새로운 영화과 시작되는 것 같다. 이 순간부터 익숙하던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다.
이렇게 변해버린 1월의 겨울은,
여전히 형형색색 빛나는 옷을 입고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들도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다.
거리에 울리는 캐럴도 철이 지난 노래 같다.
불어오는 바람도 차가운 걸 넘어 살갗을 에인다.
눈도 더 많이 내리고 쌓이는 것 같아 가는 길마다 시리다.
사람들은 느긋함이 사라지고 왜인지 모르게 분주하다.
나는 이런 1월의 겨울이 싫다. 어릴 적에는 분명 새해에는 설렘이 있었는데 이제는 막연함 뿐이다. 예전과 같이 반복될 한 해 벌써부터 권태롭다. 시작부터 지루한 와중에 저런 낯섦이 만들어 내는 불편함이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고 보면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던 기억들이 아직 남아있다. 이러한 기억들이 조용히 내린 눈처럼 나도 모르게 마음에 쌓여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새해만 되면 기대로 가득 찼던 마음이 따듯함을 잃고, 이제는 시린 기운을 풍겨 불편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새로 시작하는 모든 것은 낯설고, 어색하며, 시리고 에렸다. 이것을 잊지 말라고.
올해도 작년과 다를 바 없을지도 모른다. 30년이 넘는 일상 대부분이 그랬으니까. 그러나 이런 경험에도 새로움에 대한 불편감이 새어 나오는 걸 보면, 아직은 내 삶에 새로운 방 한편은 더 만들 여력이 된다고 말하는 듯하다. 일단 움직여 마음에 쌓인 눈을 쓸어 봐야겠다. 쓸어내면서 손이 좀 시릴 거다. 이 눈을 다 치운 후에 그 밑에 무엇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12월의 겨울이 다시 찾아오면 알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