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이 깃든 삶

by 고유

‘너 또 그거 어디다 뒀어? 니 물건이면 간수 좀 잘해라. 언제까지 챙겨줘야 돼?’ 내가 어려서부터 스무 살이 넘어서까지 엄마가 따라다니며 하던 말이다.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난 여전히 아무 데나 물건을 흘리고, 단추가 떨어진 옷을 입고 다녔다.


그때는 내 물건을 간수하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몰랐다. 나중에서야 그런 사소한 습관들이 모두 ‘자기 관리’의 일부였다는 걸 알았다. 중요한 건 잃어버린 물건 그 자체가 아니라, 내가 나의 삶에 주체성과 애정을 갖는지였다.


시간 관리, 감정 관리, 건강관리, 심지어는 키우는 식물 관리까지.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효율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건 삶을 대하는 태도였다. 태도는 내가 앞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길의 방향을 잡아주고, 그 길 위에서 지향할 가치와 목표를 새기게 한다.


관리를 하지 않으면 지도도 주유소도 없는 사막을 달리는 자동차를 운전하듯 그저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었다. 수많은 색의 재료를 다루는 요리사가 하필, 굳이 새하얀 옷을 입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건 단지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함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태도일 것이다.


결국 관리를 한다는 건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이고, 내 삶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돌보는 손길이 닿는 만큼, 삶은 형태를 갖는다.


애정이 깃든 삶은 때로 흐트러지더라도 결국 제 모양을 찾아간다. 그 모양이 곧, 인생을 살아가는 나만의 고유한 방식이 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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