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에 중단한 스포츠 리그전을 시작했다. 1학기에 중단을 결정한 이유는 축구 리그전 중 함께 넘어져 팔이 부러진 학생이 상대 학생을 가해자로 정의하고 돈까지 오간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과정에서 다시 좀 상처를 받았고 무엇보다 또다른 학생들이 피해자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리그를 중단했다.
학교라는 곳에 스포츠클럽이 뿌리내리고 그 역사를 15년동안 지켜보았다. 아니 그 시작부터 현재까지 그 중심에 있었다. 달리기가 너무 좋아 육상선수를 택했던 어린시절을 돌아보면 선수를 하지 않고도 달릴 수 있고 대회도 나갈 수 있다니 참 좋은 세상이다 싶었다. 그후로 15년간 매년 선수가 아닌 학생들을 1부터 가르쳐 대회를 나가고 빛나는 순간들을 함께 했다. 물론 그 아이들은 지금도 그때도 선수가 아니다. 대회를 나가고자 클럽에서 활동하는 학생이 아니라도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으로 점심 또는 아침, 방과후 시간에 반대항 리그전을 열기도 한다. 매일이 축제다. 이 리그전을 여는 일은 아무도 하라고 등떠밀지 않는다. 동아리 클럽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나는 15년간 빠짐없이 아침에 훈련하고 점심에 리그전을 운영하며 고된 삶을 산다.
그 이유는 바로 이거다. 어제까지 학교에 나오기 싫던 철수와 영희가 축구 리그전에서 골을 넣고 그제까지 죽겠다던 영철이가 심판을 보는 진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놓지 못한다. 지긋지긋한 학교와 이 일들을 놓지 못한다. 늘 이렇게 사는 나를 어느 누군가는 수당을 더 받을거라는둥 승진과 관련이 있을거라는 둥 한다. 하지만 어느 뇌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사명감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