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zetto Feb 19. 2023

바빌론 단상

잠실. 롯데시네마. 바빌론

데미언 셔젤 본인의 전작 <라라랜드>와 쿠앤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기저에 깔린 멜랑콜리와 향수를 강렬한 서사에 버무린 본격 영화덕후의 자기고백 영화이다. 영화는 태생부터 자본과 샷에 묶여 있다는 한계와 더불어 자본과 샷을 통해 더 무궁무진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이 공존하는 예술이다. 모순된 예술로서 영화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은 것의 시작이자 오늘날까지 세계 영화 산업의 메카라 할 수 있는 할리우드는 영화의 모순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소라 할 것이다. 자본과 샷이 없으면 제작도 될 수 없고 자본과 샷에 종속되어 있다는 이유로 저급 예술로 취급받되 어떤 예술보다 예술적 표현에서는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고 대중에게 사랑 받는 예술. 자본과 샷이라는 한계 속에서 영화는 탐욕스러우면서도 애달프게 느껴지지만 동시에 우리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셔젤 감독의 자기고백에 슬퍼하면서도 행복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컨버세이션 단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