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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zetto Sep 28. 2023

D.P. 2 단상

넷플릭스. D.P.2.

* 다른 텍스트의 한 줄 평들이 궁금하시다면 왓챠피디아(Gozetto)나 키노라이츠(Gozetto1014)를 보시면 됩니다.


내일을 향해 내파하는 모이고 모인 신파의 힘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마무리로 완결(完結)에 도달한 드라마이다. 오래도록 살 집을 마무리 하듯(完), 아름다운 비단을 짜기 위해 실을 엮듯(結). 한땀한땀 쌓고 짜면서 더 나은 사회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나아가길 멈추지 않는다. 비록 그 끝이 완전한 승리가 아닐지라도 반보라도, 반의 반보라도 나아가기 위해 주저할 지언정 멈추지 않는 그 모습이 기꺼워 똑같이 차곡차곡 감정을 쌓으며 보게 된다.

누군가는 시즌 1 때의 에피소드 방식에서 벗어나 단일한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 듯한 시즌 2가 덜 재밌고 아쉽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분산된 에피소드들을 단일한 스토리 라인으로 모으는 과정을 되짚어 보면 오히려 <D.P.>의 이야기는 수많은 감정이 얽히고 설켜 재미로 가득한 멜로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애초부터 <D.P.>의 에피소드는 겉만 에피소드지 실제로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일한 스토리이니 말이다.

<D.P.>의 총구는 애초부터 국가를 향해 있었다. 굴곡진 근현대사를 지닌 한국에서 군대는 근현대사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역사적 근거는 현 한국 군대의 존재 이유이자 군대를 유지하는 시스템의 존재 이유이다. 분단국가라는 사회적 인식도 군대와 그 시스템을 유지하게 하는 기반었다. 하지만 분단국가라는 역사적 근거와 사실은 변하지 않은 것과 달리 사회적 인식은 변하여 둘 사이 간극은 더욱 커졌다.

커져버린 간극 속에서 군대와 국가에 대해서는 '왜?'만 점점 커진다. 왜 권리 없이 의무만 강제된 곳에 부조리를 견디며 2년을 보내야 하는가? <D.P.>는 물음에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오랜 간극에서 군대와 시스템의 유지를 위해 가려졌던 흩어진 '왜?'들을 모아 응어리지게 해 분출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되게 한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최소한으로도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D.P.>는 하나로 모이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흩어진 '왜'들을 보여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아서 하나의 작지만 치명적일, 동시에 무엇보다 부드러운 탄환을 만드는 것이 <D.P.>의 목적이지 않았을까? 완전한 승리 대신 더 나은 미래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잊혀진 '왜?'들을 위로해 살아가길 선택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이제 남은 것은 어떻게 답하느냐 일 것이다. <D.P.>의 안준호가 마지막에라도 웃을 수 있었듯 그와 같은 이들이 함께 웃을 수 있으려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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