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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zetto May 22. 2024

스턴트맨 단상

코엑스. 메가박스. 스턴트맨

* 다른 텍스트의 한 줄 평들이 궁금하시다면 왓챠피디아(Gozetto)나 키노라이츠(Gozetto1014)를 보시면 됩니다.


보이지 않는 이들을 향한 액션 찬사(3.0)

대단한 영화도 아니지만 동시에 이렇게 조용히 지나갈 영화도 아니다. 필모에서 알 수 있듯 액션 영화에서 한 획을 그었고 긋고 있는 감독이다. <존 윅>처럼 선이 굵으면서 직진 밖에 모르는 저돌적인 액션과 <불린 트레인>처럼 빠르고 경쾌한, 속도감 있는 액션 모두를 잘하는 감독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전작 중 <데드풀 2>나 <불릿 트레인>에서 알 수 있듯 말로 때리는 액션도 잘하는 감독이다. 대본이야 애초에 작가가 잘 쓰고 배우가 살리는 것이긴 하다만 대사와 액션 사이를 조절하는 감독의 영역을 생각해보면 분명 말로 때리는 액션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해외 영화이기 때문에 번역도 당연히 중요하겠다만 믿고 보는 황석희 번역가이시니 그건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어찌됐건 <스턴트맨>은 기대감을 높이는 영화이고 나름 그 기대를 충족하는 영화이다. 대단치 않은 이야기라 한다면 원래 이야기로 보는 감독이 아니다. 그 대단치 않은 이야기를 살리며 극을 이끌어 가는 스턴트 액션을 보라. 감독 본인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해 수없이 많이 봤을 스턴트 액션의 클리셰로 긴장감을 끝까지 가져간다. 영화의 역사가 아무리 짧아도 스턴트 액션보다는 길고 수없이 많은 액션 영화 속에서 이제 새로운 스턴트 액션이 나오는 것도 어렵다. 그런 가운데 어디서 많이 본 스턴트 액션만으로 이만큼의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은 분명 대단하다.


게다가 원제인 <The Fall Guy>와 전혀 다르면서도 떨어지는 사람을 연상시키는 <스턴트맨>은 바로 그토록 클리셰처럼 여겨지는 스턴트 액션으로 가득해 더 의미가 깊다. 바로 그 한 장면을 위해 배우를 대신하여 목숨을 건 수많은 스턴트맨들. 그들은 영화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그저 영화 안에서 이리저리 구르고 떨어지길 반복한다. 영화 밖으로 올라가려는 스턴트맨이 있다면 다시 영화 안으로 들어가라고 떠밀 뿐이다. 이제는 익숙하게 느껴질 수많은 스턴트 액션을 위해 목숨을 걸지만 그들에게 주어지는 찬사는 없다. 그렇기에 이 영화 자체는 스턴트맨들의 헌신에 대해 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액션으로 찬사를 보낸다.

다만 <스턴트맨>의 말로 때리는 액션은 그렇게 고강도는 아니다. 애당초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거나 봤던 영화들의 요소 요소를 퍼뜩 떠올릴 수 없거나 한다면 영화의 농담 절반은 이해하기 어렵다. 다르게 말하면 절반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긴 하지만 영화를 오마주한 대사에 쉽게 웃는 것은 어렵긴 하다. <데드풀 2> 감독으로 홍보하긴 했으나 <데드풀 2>와 다른 대사 구성으로 <데드풀> 시리즈와 같은 대사 액션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라이언 고슬링과 에밀리 블런트, 애런 테일러 존슨 등의 연기에서 대사들은 살아나고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깜짝 등장 배우들까지 생각해보면 충분히 볼만한 영화이다. 꽤 아픈 타격감을 가지고 있는 영화인데 상당히 조용히 넘어가는 듯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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