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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집엄마 Mar 18. 2021

어느 날 노을지기 전

저녁 찬거리 사러 나갔다 만난 숨통 트이던 하늘


자연재해에 대한 겁은 너무 많아서

코로나로 인한 외출을 자가적 제한을 두는 나는

하루에 외출하는 시간은 거의 장보는 일 외에는 없다.

원래도 집순이 최고봉이라 답답하다는 생각은 코로나 시작 후 1년이 지나도 거의 없었고

출근하는 남편, 학교와 학원가는 아이들 외에 나라도 외부와의 접촉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느날처럼 하루종일 밥순이처럼 집에만 있다가

애들이 학원 간 사이 집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끝자락부터 퍼지는 핑크빛 노을과 해가 길어져 아직은 밝은 하늘을 보는 순간

숨이 펑 하고 뚫리는 기분이 들면서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나도 사람이였구나

집순이가 맞고 집이 제일 편하고 집에 있는게 제일 좋은 나란 사람도

나도 모르게 갑갑했고 여유가 필요했구나..


가끔 저녁시간 전

애들이 잠시 운동하러 가거나 학원등의 이유로 나 혼자 집에 있을 때

창문 밖 노을지는 걸 볼때마다 사진을 찍어대던 내가 기억이 났다.

가끔 새벽에 일어나면 동 트는 걸 가만히 지켜보던 것도 생각이 났다.


아무래도 그 순간마다 감정이 정리되는 기분인 것 같다.


뜨는 해를 보면서 하루를 다시 다짐하고

노을을 보면서 하루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정돈한다.


손이 많이 가는 아이들은 아니지만

예민한 편이었던(이것도 얼마전부터 깨달음) 내 성격때문에 적잖게 스스로 스트레스를 쌓아갔나보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뜻밖의 위로를 받은 나는

오늘 또 다시 숨을 크게 들이쉬며 엄마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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