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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Nov 26. 2021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꾸준히 하기’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일을 하고 일을 그만두고,

일기와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어쩌면 가장 어려울 수 있겠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에는 일찍 일어나는 게 습관이었고,

지각하지 않는 게 법칙 같았지만 성인이 되면서

습관과 법칙은 하나씩 무너져갔다


내가 이뤄놓았던 것들은

내가 아니라 부모님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고

그 노력으로 만들어진, 굳어진 것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지각이 잦아졌다

아침형 인간인 줄 알고 살았던 나는

저녁형 인간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도착은 누구보다 빠르게 했던 나는

어느새 지각쟁이가 되어있었다


어쩌면 이게 정말 내 모습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스무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온전한 나의 것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 것 같아

무서웠던 날들이 많았다


그리고 지금은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하다 보니

한 가지 일을 꾸준하게 하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인다

나는 한 곳에서 짧으면  6-10개월,

길면 1년 반 정도가 최대로 머무는 기간이었다


가까운 어른인 부모님만 보더라도

한 곳에서 하나의 일을 20년간 해오셨다

그 꾸준함은 내가 따라잡기에 너무 어려운 일이었고,

어떻게 그렇게까지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존경스럽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나는 한 번쯤, 한 번 만은, 한 곳에서

3년 정도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히 든다.

'아, 3년 정도 일해보니 무슨 기분인지 알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해보고 싶다.

10년, 20년이 어렵다면 3년이라도 하나의 일을 하면서

그 꾸준함의 맛보기를 누려보고 싶다


'나도 꾸준함이 있는 사람이었지'

 '나라고 할 수 없는 일은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도록 말이다.


짧게 회사를 옮겨 다니는 일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저 한자리에 계속 머물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느껴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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