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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Nov 29. 2021

24시간, 하루라는 무게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지난주 월요일부터 화요일 저녁시간 전까지

바닥에 누워서 생활했다.


잠깐 괜찮아진 무기력감이 도진 것처럼 

손하나 까딱하기 싫었다.

정확히 말하면 귀차니즘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온 것이다.


눈을 떴을 땐 이미 해가 중천에 있었고

아침 아닌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니 

시계는 오후 3시를 향해있었다


늦잠을 핑계 삼아 그렇게 꼬박 2일을 흘려보냈다

그러고 나서 정신이 돌아왔을 때는 

후회가 불현듯 찾아왔다


'할 일이 있었는데 왜 그렇게 흘려보냈지'

'나 너무 쓰레기 같이 살았네'


자기혐오와 반성의 시간이 물밀듯이 몰려왔지만

월, 화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서 인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빽빽한 일정에

정신을 차릴 틈 없이 밀려 있는 일들을 해냈다


그렇게 며칠을 보낸 후 생각해보니

나는 그 2일 동안 내게 부족했던 잠을 채워주었고,

미뤄둔 영어공부 복습을 했다.


내게 필요한 일을 조금 느슨히 한 것뿐인데, 

왜 후회가 들었는지, 왜 아무것도 안 하고 쉬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드는 건가 싶어 머리를 굴렸다.


그러고 나서, 머릿속에서 

'나는 아직도 쉬는 것에 부정적일까'라는 한 줄이 그려졌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마음 놓고 있지 못하는지


지금 돌아보면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쉴 수 없기에

월, 화를 그렇게 누워있던 것이었는데.

나름 나에게 주는 휴식 같은 거였는데 

그 시간을 왜 즐기지 못하고 불안에 떨었는지.


'휴식'이라는 것의 단어적 의미는

<하던 일을 멈추고 잠깐 쉼>이다.

고로 하고 있던 일도, 생각도 멈추고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


아직도 이 흘러감을 견디지 못하고

어떻게든 그 끝을 붙잡으려 부단히 애쓰고 있었다


쉬어도 된다는 그 마음 안에서

다른 이의 24시간과 나의 24시간을 

비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나의 우선순위와 타인의 우선순위가 

똑같기를 원했던 건 아니었는지, 라는 고민이 거듭 될 때쯤



"난 그저 내게 주어진 24시간의 무게를
조금 더 느끼며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주어진 하루가 당연히 오는 날이 아님을
무의식 중에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후회의 반복을 끊어내기로 했다

이미 지나간 날이고, 과거는 힘이 없으니

지금부터 움직이자고.


시간의 무게를 하루의 무게를 알고 있다면 기억한다면

내게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 일에 시간을 정성껏 써보자고.


그것이 잠이라면 충분히 편안하게 잠을 자고

공부라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일이라면 열정적으로 해보자. 


내가 내게 필요한 시간을 주는 것은 

절대로 잘못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도 필요한 일이다.


오늘 하루,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보냈다는

후회가 든다면 생각하자.


'그저 나는 다른 사람보다

 하루의 무게를 더 무겁게 느끼는 사람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으니

내일은 나를 위해 더 좋은 시간을 보내보자'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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