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리만 가득했으면
평상시에 길을 걸을 때도, 누워있을 때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일을 할 때도,
카페에 앉아있을 때도 항상 제 몸처럼 함께하는
에어팟과 헤드폰 그리고 이어폰이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이 셋 중 하나는 꼭 챙겨서
움직이게 되었는데요, 약간의 애착 물건이랄까요…
저는 주로 듣기 싫은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귀를 막는 데 사용을 합니다.
헤드폰을 끼면 그 속을 통해
아주 고운 목소리를 소유한 이의 노래를 들을 수 있고,
사람이 아닌 피아노로 반주한
뉴에이지 음악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면
잠시 나만의 세상으로 떠나는 것이 가능해져서
더더욱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헤드폰을 몇 번이나 뺐습니다.
듣기 좋은 소리를 찾았거든요.
바다가 파도치는 소리였는데,
눈을 뜨고 들어도 눈을 감고 들어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눈을 뜨면 파도의 모습이 보여서
눈과 귀가 함께 즐거웠고, 눈을 감고 듣고 있으니
물이 제게로 가득 밀려드는 느낌이 들어
자유로워졌습니다.
헤드폰을 빼도록 만든 바다의 소리처럼
사람의 소리도 아름답게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조용하고 나긋하게, 안정감을 주는 그런 소리처럼요.
일하는 환경이 항상 듣는 쪽이거나,
시끄럽거나 해서인지 귀는 항상 막아야 했는데
오늘 이런 제 습관을 깨줄 소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재미있지만, 이런 생각들이 문득 들어서
아주 약간은 씁쓸해지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