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이해한다는 것

선공감 후설명의 묘수

by GALAXY IN EUROPE

오늘도 식구들과 어울리다 뒤늦게 글쓰기 시작합니다.

자정을 훌쩍 넘겨버린 시간이지만 오늘이라 우기면서요.


오늘의 걷기는 세차장에 차를 맡기고 집에 다녀오기.

세차장까지 멀지 않아 그렇게 많이 걷진 않았지만

차로 데려다준다는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걸어서 갔다는 것에 의미를 담아봅니다.


DAY 5 :: 걷기


오랜만에 가족들과 어울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겁기도 했지만 뭔가 소통의 답답함이 있었어요.

풀어야 할 갈등이나 다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렇게 어제도 새벽 3시까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언니의 고민을 듣고 나름 제 생각을 이야기했는데

결과적으로 언닌 제가 언니를 이해 못 한다 느꼈고,

저는 언니가 제 이야기를 잘못 이해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언니는 같은 얘기를 3번 이상 반복해서 했고,

저는 나름 이 예시 저 예시 들어가며 다르게 설명했지만

결국은 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한 꼴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더 소통이 꼬여가는 형국이라니...

어제 먼저 잠든 형부에게 그랬던 상황을 공유했는데,

형부의 한 마디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선공감 후설명!"


상대방이 내게 원하는 것은 공감이지 해결책이 아닌데

얘기를 들은 나는 공감에 앞서 내 생각을 먼저 말하고,

공감을 받지 못한 상대방은 나의 공감을 받기 위해

더 길고 자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설명하면,

나는 내 해결책이 제대로 이해받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온갖 예시를 들어가며 내 생각에 대한 공감을 강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어제 새벽 3시까지 한 대화였던 거예요.


만약 내가 100마디 말보다 “힘들겠네” 한 마디만 했다면,

“정말 대단하다”하고 노고를 인정하고 치하해 줬더라면

어제의 대화는 좀 더 의미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공감 없이 던지는 해결책은 상대방이 불편할 수도 있고,

고민하는 상대방보다 나의 고민은 부족할 수밖에 없어서

이미 알고 있거나 무용지물인 해결책이 될지도 모르죠.

어쭙잖은 훈수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듣는

그러한 태도가 좋은 대화의 시작일 듯합니다.


걷기는 1시간 내외

쓰기도 1시간 내외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월-금은 자전거도 타며

30일 동안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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