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천국과 지옥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부터 제 고민은
오늘 걷기는 어떡하지? 할 일 많지만 그래도 가야겠지?!
그래 오랜만에 관악산 둘렛길을 돌아보자 덥지도 않으니.
아니 그냥 집 앞 카페까지 걷고만 와도 걸은 거잖아…
연휴 마지막 날 막히는 길에서 한 시간 반이 넘도록
저는 이럴까 저럴까 결론 없이 헤매었습니다.
그래 놓고 집에 와선 피곤하다며 낮잠을 잤습니다.
그리곤 꿈속에서 불안감에 화들짝 깨어났어요.
이게 뭔가 싶어 멍하니 있다가 이불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저는 사후에 가는 천국과 지옥을 믿지 않습니다.
천국과 지옥은 내 마음속에 있다고 믿는 주의이지요.
그렇게 오늘 저는 제 마음속의 지옥을 꺼냈습니다.
사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고 종종 경험하는 일이에요.
걷기는 늘 가던 둘렛길을 걷고 내려가는 중입니다.
걷기를 완수했다고 내 마음이 천국이 되지도 않지요.
하지만 이게 뭐라고 제법 마음이 홀가분하긴 합니다.
또 하나의 할 일, “쓰기”는 벤치에 앉아서 쓰고 있어요.
쓰기를 미루면 다시 나만의 지옥을 만들지도 모르니까요.
오늘은 내일까지 마무리할 프로젝트가 하나 있거든요.
또 한 번의 지옥은 리스크가 커서 원천 차단 중입니다.
글을 쓴다는 건 온전히 자신을 내보인다는 것이고
그것이 주는 힘이 크다는 걸 글쓰기 책에서 읽었는데요.
이렇게 사소하고 지질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된 요즘입니다.
부끄럽다기보다는 ‘이게 뭐야. 이런 걸 누가 읽지?’하는
주절거림에 가까운 내 글의 가치에 대한 나의 판단이
글을 있어 보이게 꾸미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고 있어요.
내 생각이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생각을 하게 만들죠.
그렇다고 읽을 “만한” 글이 되는 것은 아닌데 말이에요.
이제 글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빗방울이 한 방울 뚝 떨어지며 귀갓길을 재촉합니다.
솔직히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계속 써볼게요.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