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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LAXY IN EUROPE May 14. 2022

백수 과로사할 듯

하고 싶은 일을 잘한다는 것의 비애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그 말이 맞겠단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직장을 다닐 때는 24시간 중 퇴근 후 시간을 쪼개

자고 먹고 놀고 쉬고 배우고 만나고 해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꼭 해야 하는 일들만 선택했었는데,

지금은 최우선 순위로 군림하던 '직장'이 사라지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려니 시간이 부족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다 하고 싶은 일인 걸까요?

질문을 바꿔서 이것들을 다 하면 나는 행복할까요?


DAY 12 :: 걷기


정해진 일을  하는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닐 겁니다.

어떻게 하느냐와 그렇게 해서 어디로 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벌여 놓은 일이 점점 많아져서

어느 하나를 하더라도 시간에 쫓겨 마음이 급해지고

무엇에도 제대로 집중을 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하나를 하면서 다른 하나를 고민하니 진도는 더디고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는데 풀리는 것은 없는데

잠시 쉰다면서 핸드폰을 들면 한두 시간은 금방입니다.

 

분명 누가 이 일을 하라고 쥐어준 것이 아닌

내가 하고 싶어 하겠다고 결정한 일들인데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니 말이 안 되는 거죠.


두 번째로는 그렇게 하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나온 결과에 내가 만족하지 못합니다.

최선이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


과정도 결과도 마음에 들지 않으니 기가 죽습니다.

나의 쓸모와 능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좀 더 부지런하면, 똑똑하면, 감이 좋으면, ...

하지만 하루아침에 내가 내가 아닌 것이 되진 않죠.


그럼 할 일들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게 답일까요?

돈이 될 것 같은 일을 최우선 순위로 잡아야 할까요?

매일 루틴으로 정해서 하던 일은 꼭 해야 할까요?

급한 일과 중요한 일 중 어느 게 우선일까요?


다른 이들은 기준을 가지고 쉽게 나아가는 것 같은데

내가 이러려고 회사를 그만뒀던가 자괴감마저 들만큼

시끌시끌한 머릿속이 진정이 되지 않는 밤입니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떠오른다는 사실을 위안 삼으며

오늘 한 일과 내일 할 일을 차분히 정리해봐야겠습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걷기는 1시간 내외

쓰기도 1시간 내외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월-금은 자전거도 타며

30일 동안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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