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왼쪽 커브를 돌았어요, 이야호!!!!!
직진만 하다가 비틀거리긴 하지만 턴을 해서
트랙 한 바퀴를 돌아오는데 감개무량했습니다.
내일은 더 잘할 생각에 신이 나네요.
집에는 함께 수업 듣는 에이스 멤버와 걸어 돌아왔습니다.
딸 둘의 엄마로 완전 차분하게 자전거를 타시는 분이에요.
그 순간 그분의 최대 고민은 '점심 뭐 먹지?' 였는데
그 모습에서 저희 엄마가 겹쳐 보여서 말씀을 드렸어요.
"저희 엄마도 똑같은 고민 하세요. 오늘은 점심 약속 있으셔서 나가셨지만, 제가 강습 마치고 1시 안돼서 집에 오니까, 그 시간은 꼭 집에서 점심을 챙기려고 하신다니까요. 전날 밤에 내일 점심 뭐 먹을 건지 물어보시는 게 제일 힘들어요."
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분 반응이 재미있었는데요.
"당연하죠. 전날 물어볼 수밖에 없지. 그런데 우리 딸도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지금 나는 점심 뭐 먹을까 하는 게 너무 고민이야."
엄마들은 평생 자식들 끼니 챙기는 일에 몰두하시죠.
반찬 투정 없게 원하는 메뉴를 준비하고 싶어 하십니다.
그래서 미리 물어보고, 계속 묻고, 또 물어보시는데요.
딸 된 사람 입장에서는 이 루틴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엄마가 다 챙겨주는데 뭐가 불만이냐 할지 모르지만,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기도 전에 받는 챙김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느끼기 이전에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래서 엄마의 '밥 먹어'는 잔소리로 들리는 것 같아요.
그분은 '딸이 좋아할지도 모르는 메뉴'를 사러 가셨고,
저는 집에 도착해서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샀습니다.
그리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걷기는 1시간 내외
쓰기도 1시간 내외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월-금은 자전거도 타며
30일 동안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