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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LAXY IN EUROPE Aug 12. 2023

결국, 사랑은 무엇을 하려 하는가?

[책] 신과 나눈 이야기 2권 | 닐 도널드 월쉬

 시작이 반이라고, 가장 어려운 것을 해냈으니 이어서 쓰기는 쉬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바로 이어 쓰지 못한 채 시간은 계속 흘렀습니다. 잘하고 싶은 욕심, 최선을 다하고 싶은데 정말 최선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마다 글쓰기를 미뤘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실체를 알 수 없는 '최선'이 아닌, 글을 쓰는 '선택'을 했습니다.


9. 교육(敎育)

사전적으로 교육이란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교육을 받는 사람은 '모른다'는 전제를 가진 어떤 것을 '알려주는' 것이지요.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습니다. 

너희 아이들에게 지혜를 줄 때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혹은 무엇이 사실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그들 나름의 진실에 이를 수 있는지를 말해야 한다. ... (중략) ... 아이 스스로 발견하도록 만들어라. 지식은 잃어버리지만 지혜는 절대 잊지 않는 법이니. 

신은 말합니다,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가르쳐야 한다고. 물론 알려줘야 할 지식도 기술도 존재하지만, 경직된 사고와 일관된 접근으로는 그러한 지식과 기술을 잘못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으며, 언제나 옳은 답도 존재하지 않지요. 이미 일어난 역사도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재해석될 수 있고, 앞으로 일어날 미래도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게 맞다고 정답을 알려주고 생각할 기회를 뺏기보다, 스스로 나름의 진실을 발견하고 다른 이의 진실을 수용해 우리의 진실을 만들어가는 법을 계속 일깨워줘야 하지 않을까요? 

자각 Awareness
정직 Honesty
책임 Responsibility 


아주 어릴 때부터 너희 아이들에게 이 개념들을 가르쳐 마지막 날까지 이 교육과정 전체를 다 밟게 하고, 너희의 교육 방식 전체를 이 개념들 위에 자리 잡게 하여, 모든 가르침이 그 뿌리에서 나오게 하라. - <신과 나눈 이야기 2권> p. 216 


그 지혜가 바로 이 세 가지 - 자각, 정직, 책임 - 이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가 이 세 가지를 이해하고 행동할 때, 우리는 진정한 하나가 될 수 있으며, 어떠한 지식과 기술도 우리가 필요한 무엇으로 발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우리가 어느 하나의 지식이 옳고, 하나의 기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가르친다면, 오히려 우리는 계속 분열되고, 존재하지 않는 옳은 하나를 찾기 위한 불필요한 여정만이 계속될 것입니다.


10 & 11. 정치와 정부

정치와 정부는 실제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기에 이 책에서의 내용은 너무 이상적 또는 추상적이라고 비난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래 이야기에 대해서는 동의가 됩니다. 요즘 읽고 있는 <도둑맞은 집중력(요한하리 지음)>에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각종 시스템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으려고 얼마나 주도면밀하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데요. 정치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진실과 정치는 섞이지 않으며 섞일 수도 없다. 정치란 건 바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말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만을 말하는 기술이며, 그것을 오직 옳은 것으로만 말하는 기술이기에.
모든 정치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정치술이란 심리술이라는 데 있다. 정치는 사람들의 심리를 대단히 노골적으로 알아챈다. 그것은 사람들이란 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기 마련임을 간단하게 눈치챈다. 그러니 정치란 것은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이해가 곧 너희의 이익임을 너희에게 믿게 만드는 방식에 지나지 않는다. - <신과 나눈 이야기 2권> p. 233

합법이냐 불법이냐는 따질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이해관계라는 것 안에 '우리'는 없습니다. '너'와 '나'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생기는 것이지요. 정치가 여야로 나뉘고, 진보와 보수, 인종과 성별, 지역 간 국가 간의 이해득실을 따져 움직일 때, 정치는 참일 수가 없습니다. 이 속에서 복지와 정의구현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 또한 소수와 약자, 빈곤층을 다수와 강자, 가진 자들의 논리로 돕겠다고 한다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사랑은 무엇을 하려 하는가? 로 돌아옵니다.  

이제 세상은 자신을 속이길 그만두고 깨어 일어나, 인류의 유일한 문제는 사랑의 부족에 있음을 깨달을 때가 왔다.
사랑은 참음을 낳고, 참음은 평화를 낳는다. 그러나 참지 못함은 전쟁을 일으키고, 참기 힘든 상황을 무심히 방관한다.
사랑은 무심할 수 없다. 사랑은 무심함이 무엇인지 모른다.
인류 전체에 사랑과 관심을 갖는 가장 빠른 길은 인류 전체를 너희 가족으로 보는 것이다. 
- <신과 나눈 이야기 2권> p. 247


12. 원하는 도움

어느 TV 토크쇼에서 강연자가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장애인에게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하는지를 물었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도와드릴까요?" 라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장애인을 돕지 않는 것이 나쁜 것이라 배웠지만, 마구잡이로 돕겠다고 나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이지요. 이는 '우리'로서의 사랑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남을 돕는 내 모습을 '자기애'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원하는 도움을 제공하라. 그 사람이나 그 국민이 그냥 내버려 두길 원한다고 말하거나 그것을 행동으로 드러낼 때는 너희가 주고 싶은 도움이 무엇이든 간에, 그들을 내버려 두는 것이 너희가 줄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은혜일 수 있다. 
설사 나중에 가서 그들이 다른 걸 원하거나 바라더라도, 너희는 그것을 주는 게 너희 일인지 아닌지 짐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게 너희 일이라면, 그것을 주어라.
그럼에도 다른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어떤 것도 주지 않도록 하라. 무력하게 만든다는 건 의존을 조장하거나 의존을 낳는 것을 말한다. 
사실 남을 힘 있게 만들면서도 그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 <신과 나눈 이야기 2권> p. 304

부모가 자식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로 무조건적인 도움은 도움이 아닙니다. 이는 사회적인 차원에서 국가 또는 기업이 개인에게 제공하는 도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존을 부르는 도움은 도움이 아닙니다. 오히려 힘을 빼앗는 것이고, 더 큰 상처를 유발하는 것이지요.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과도 같은 신세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야생에서 살아갈 힘을 잃게 됩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위에서 언급한 교육, 정치, 원하는 도움 모두 구현하기 쉬운 것들이 아닙니다.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고, 이해관계를 따져 의사결정을 하고, 원하든 원치 않든 그냥 도움을 주는 것은 명확합니다. 뭔가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고 정답이 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자각, 정직, 책임감이라는 가치를 이해하게 하고,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의사결정을 하고, 원하는 도움을 준다는 것은 모호합니다. 생각을 넘어 고뇌하게 합니다. 그래서 결국 또 사랑인가 봅니다. 우리는 사랑을 하면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그 생각을 멈출 수가 없으니까요. 


To be continued ... 13장부터는 다음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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