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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LAXY IN EUROPE Aug 06. 2023

8월 5일 다섯째 날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아침: 식빵1+베이글0.5+계란말이

점심: 쫄면+납작만두

간식: 수박+새우깡

저녁: 엄마표 김밥

하루를 마치고 다음 날 기록을 남겨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떠오르질 않네요. 인간의 망각의 힘이란... 사진을 찾지 않고 저녁부터 아침까지 역순으로 더듬으며 겨우 떠올렸습니다.

오늘의 식사와 간식

이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무엇인가를 머릿속에 떠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를 '디지털 치매' 또는 '영츠하이머(Young + Alzheimer의 합성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디지털 기기에 너무 많이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 계산 능력이 떨어진 상태라고 해요. 이 때문에 대화를 나누는 게 아니라 퀴즈를 내듯이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왜 ~에 나온 누구 있잖아?!", "강남에 ~가 맛있는 집 이름이 뭐더라?", "나 이거 진짜 좋아하는데, 달달하고 안에 크림이 들어서..." 라며 이름이, 상호가,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설명을 하고 있는 거죠. 물론 모든 정보를 기억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내 전화번호 말고는 외우는 번호가 하나도 없거나, 노래방 최애곡의 가사를 외우지 못하거나, 이전에 만났던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제 한 일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긴 한 듯합니다.


어제의 '보상 심리'에 이어 오늘의 '디지털 치매'까지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은 글을 쓰기 전까지는 어디로 튈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글쓰기가 더 재미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처음에 매일 '잘' 먹고 쓰기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NO탄산음료, NO치킨, NO디저트가 힘들다는 이야기만 주야장천 쓸까 봐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제 반응과 생각의 흐름은 오묘하기도 하고 단순하기도 합니다. 순간적으로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가, 그런 나를 한심한 듯 때론 격려하듯 쳐다보는 내가 있고, 그 순간은 다른 것에 집중하면서 사라져 버립니다. 내 안에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이 또한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되어 단조로워집니다. 하지만 그 단조로움이 쌓여서 어느 순간 나는 돌발 행동을 하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무슨 5개월 이상 다이어트를 한 사람처럼 글을 썼군요. 5일 다이어트하고 말이지요. 그래서 이 글을 아껴 저장해 뒀다가 27일째 날 때쯤 되면 다시 꺼내어 쓸까 잠깐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영츠하이머 증상을 감안하면 저장해 둔 것조차 잊어버릴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서 그냥 오늘 글로 올립니다. 정말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네요.


NO탄산음료, NO치킨, NO디저트

8월 한 달 동안 정크푸드의 유혹을 피해

매일 건강하게 먹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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