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아침: 식빵1+베이글0.5+계란말이
점심: 쫄면+납작만두
간식: 수박+새우깡
저녁: 엄마표 김밥
하루를 마치고 다음 날 기록을 남겨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떠오르질 않네요. 인간의 망각의 힘이란... 사진을 찾지 않고 저녁부터 아침까지 역순으로 더듬으며 겨우 떠올렸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무엇인가를 머릿속에 떠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를 '디지털 치매' 또는 '영츠하이머(Young + Alzheimer의 합성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디지털 기기에 너무 많이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 계산 능력이 떨어진 상태라고 해요. 이 때문에 대화를 나누는 게 아니라 퀴즈를 내듯이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왜 ~에 나온 누구 있잖아?!", "강남에 ~가 맛있는 집 이름이 뭐더라?", "나 이거 진짜 좋아하는데, 달달하고 안에 크림이 들어서..." 라며 이름이, 상호가,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설명을 하고 있는 거죠. 물론 모든 정보를 기억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내 전화번호 말고는 외우는 번호가 하나도 없거나, 노래방 최애곡의 가사를 외우지 못하거나, 이전에 만났던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제 한 일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긴 한 듯합니다.
어제의 '보상 심리'에 이어 오늘의 '디지털 치매'까지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은 글을 쓰기 전까지는 어디로 튈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글쓰기가 더 재미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처음에 매일 '잘' 먹고 쓰기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NO탄산음료, NO치킨, NO디저트가 힘들다는 이야기만 주야장천 쓸까 봐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제 반응과 생각의 흐름은 오묘하기도 하고 단순하기도 합니다. 순간적으로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가, 그런 나를 한심한 듯 때론 격려하듯 쳐다보는 내가 있고, 그 순간은 다른 것에 집중하면서 사라져 버립니다. 내 안에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이 또한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되어 단조로워집니다. 하지만 그 단조로움이 쌓여서 어느 순간 나는 돌발 행동을 하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무슨 5개월 이상 다이어트를 한 사람처럼 글을 썼군요. 5일 다이어트하고 말이지요. 그래서 이 글을 아껴 저장해 뒀다가 27일째 날 때쯤 되면 다시 꺼내어 쓸까 잠깐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영츠하이머 증상을 감안하면 저장해 둔 것조차 잊어버릴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서 그냥 오늘 글로 올립니다. 정말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네요.
NO탄산음료, NO치킨, NO디저트
8월 한 달 동안 정크푸드의 유혹을 피해
매일 건강하게 먹고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