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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우진 Oct 23. 2019

??? : 없으면 빼도 되유, 아! 이건 꼭 느야되유

뭘?

제목을 보고 연상된 사람이 있으신가요? 네 맞습니다. 이제는 방송인이라는 타이틀이 더 잘 어울리는 '백종원'씨가 요리 방송에서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밥과 기름은 필수지만 간장은 선택

백종원 씨는 요리는 어려운 게 아니라는 콘셉트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인기의 비결이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계량'에 대해 정리해 누구나 만들어도 비슷한 간을 낼 수 있도록 한 점입니다. 요리를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어려운 개념인 '적당히' '이만치' '한 큰 술' '큰 숟가락으로 하나' '간을 보시고 조절하시면 돼요' 등이 아닌 주변에 흔히 구할 수 있는 '종이컵'을 이용한 계량을 통해 모두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계량법을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망해도 돼, 걱정하지 말아요. 다시 하면 돼'라는 특유의 제스처입니다. 백종원 씨가 제공하는 레시피 자체도 수월하게 따라 할 수 있지만 이 레시피에 나오는 재료가 모두 준비되어 있지 않거나 따라 하기 어렵다는 사람들을 위해 더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맛과 편의성을 잘 타협해 가장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면서도 적당히 맛있는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정리하자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한 요리 방송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쉽고 부담감 없이 요리에 다가서도록 했다는 점이 백종원의 요리 방송이 인기를 큰 가장 큰 이유입니다.


우리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할 때도 그 시작은 쉽고 부담감 없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달리기를 취미로 만들고 싶고 일차적으로 10km 달리기를 목표로 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사람이 처음부터 10km를 뛸 수 있을 리가 없겠죠. 3km 달리기도 힘겹게 마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처음부터 10km를 달려야 한다고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만약 첫 시도에 10km 달리기를 성공한다 하더라도 고통스러운 기억에 달리기가 취미가 될 수 있을까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어떤 행동이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쉽고 매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요리나 달리기 등의 특정 행동을 '잘' 하기 위해서는 먼저 많이 해봐야 합니다.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인 증거도 존재합니다.

어떤 행동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우리의 뇌는 그 행동을 하는 데 더 효율적인 구조로 변화한다. 신경과학자들은 이를 '장기적 강화'라고 부르는데, 최근에 패턴화 된 행동들을 기반으로 뇌에서  뉴런들의 연결이 강화되는 것을 말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p.188 >

단순한 반복행동이 상식적으로도 습관을 만드는데 중요한 요소지만 실제 뉴런 상에서도 신경학적 회로를 구성하는 중요한 단계라는 것이지요.  매일 반복할 수 있는 행동으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두 번째 요소는 쉬운 행동입니다. 우리의 의지력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행동으로 시작한다면 초기의 몇 번의 시도는 어려워도 의지력을 발휘해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지력은 반드시 고갈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죠. 이 시기를 늦추기 위해서는 행동 자체가 쉬워야 합니다. 의지력이 고갈되더라도 행동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환경설정입니다.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행동을 하는 시간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에 언제라도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라면 괜찮습니다. 해야 할 다른 업무들이 생각나십니까? 일단 습관으로 만들 행동을 할 시간을 먼저 정해두고 나머지 시간에 업무들을 처리하면 됩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행동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핸드폰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업무와 다른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될 시간을 정합시다. 물론 이때에도 행동은 쉽고 반복 가능해야 합니다.


아침 달리기를 취미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아침 6시에 운동화 끈을 묶고 공원까지 다녀오는 것을 습관화합시다. 이 행동이 익숙해졌다면 다음으로는 아침 6시에 운동화 끈을 묶고 공원에 가서 1000보를 걷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고 , 이후에는 아침 6시에 나와서 3km 달리기, 5km 달리기를 습관화하여 달리기를 내 습관으로 만들면 됩니다.


백종원 씨의 표현을 빌려 이야기하자면 행동의 난이도는 넣지 않아도 되는 식재료다.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환경설정을 통해 매일 한다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식재료인 것이다.


저는 3개월 전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서평을 쓰는데 굉장히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다리 찢어진다'는게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고 먼저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매일 아침운동을 다녀와서  500자 분량의 짧은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3개월간 이 행동을 반복해보니 서평을 작성하는데 들어가는 시간도 10시간 이상 걸리던 게 지금은 2시간이면 끝낼 수 있게 되었고 글을 쓴다는 행위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아직 잘 팔리는 글은 아니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글쓰기 실력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간다면 팔리는 글을 쓸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지금은 우수성을 더하기 위해 하루에 쓰는 글의 양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루에 서평 1.5개 분량의 글을 작성하고 있고 목표는 5000자 분량의 글을 매일 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글.

https://brunch.co.kr/@gr8xct/5  <뱁새가 활새를 따라갈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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