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덜한 편이지만 대학생 시절에는 올빼미형 생활패턴으로 살았었다. 저녁 6시는 돼야 머리 쓰는 작업들이 돌아가고 저녁 10시에는 항상 야식을 시켜먹었다. 주 메뉴들은 피자, 치킨, 짜장면 탕수육 등 밀가루 음식이었다. 다 먹고 난 이후 쓰레기 버리기도 편하고 맛도 좋고 나눠먹기도 좋아서 모두의 사랑을 받는 야식이었다. 10시에 야식을 먹고 난 이후 잠시 쉬다 다시 공부하고 보통 새벽 3~4시 정도에 잠드는 패턴을 지속했다.
이런 패턴이 지속될수록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의 몸은 점점 나빠져 갔고 위가 아프다든지 소화가 잘 안된다든지 하는 소화기 관련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늘어갔다. 머리가 멍해지는 것은 사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상이라 문제라고 인식하지도 못했다. 이럴 때 우리는 '운동을 안 해서 그래'라며 농구를 하거나 '역시 한국인은 밥심이지!' 라며 며칠간 밀가루 음식 대신 밥을 먹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았고 그냥 스트레스 때문이겠거니 하며 당연하게 있는 일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톰 오브라이언의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를 읽으며 이렇게 소화기 관련 불편함과 머리가 멍해지는 이유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찾을 수 있었다.
뇌를 위협하는 요인들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대안을 찾고 싶다면
<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에서는 밀가루와 설탕, 유제품이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서술한다. 짐작하시겠지만 이 세 가지는 야식의 주 성분들이다. 밀가루에 포함된 글루텐은 인체에서 소화되지 않아 신체에 부담을 준다.
인체에는 밀, 호밀, 보리에서 발겨되는 글루텐 단백질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효소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곡물을 섭취할 때마다 장 투과성이 심해진다.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
글루텐은 물과 혼합되면 끈끈해지는 성질이 있는데 이렇게 끈끈해진 글루텐은 장 표면에 달라붙어 장의 기능을 제한한다. 염증을 일으킬 뿐 아니라 바이러스의 침투도 수월하게 하는 '장 누수'를 유발하는 등 악영향을 끼친다. 장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글루텐은 뇌기능장애 유발인자라는 사실 또한 충격적이었다. 글루텐이 뇌에 침투하면 정신착란을 일으킬 수 있는 엑소르핀이라는 물질을 배출한다니! 이 글루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글루텐 과민성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피로와 행복감 부족, 두통, 불안, 뇌 안개, 사지 마비 등 신경 정신병적 증세도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야식으로 즐겨먹던 피자는 정말 간편하게 즐길 수 있었지만 몸을 해치는 음식의 결정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장기적으로 글루텐과 유제품 설탕을 피하는 식단에 익숙해지면 뇌 건강을 좀 더 좋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갑자기 이 모든 것을 끊겠다는 다짐을 하지는 말자. 중간 단계 없이 너무나도 큰 목표를 설정하면 금방 지쳐 나가떨어지게 된다. 점차 줄여나가는 방법을 찾고 그중에서도 자기 자신에게 특별하게 어울리는 방법을 찾아보자. 이에 관련하여 저자인 오브라이언 박사도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내 목표는 당신이 올바른 행동을 더 쉽게 하도록 돕는 것이다. 무엇이 당신을 더 건강한 삶으로 이끌 것인지, 당신에게 적합한 방식을 찾아야 한다.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
식습관과 더불어 오브라이언 박사는 건강을 위해 균형을 갖춰 지켜야 할 4가지 요소들을 묶어 '건강 피라미드'를 제시한다. 이 '건강 피라미드'를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는 뼈와 근육, 자세 등을 나타내는 구조(Structure), 식습관과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여러 화학 요소들인 생화학(Biochemisty), 마음가짐(Mind set), 그리고 마지막으로 뇌와 신경계를 교란하는 전자기장(Electromagnetic Field)이다. 어느 한 가지에만 집중해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고 전체를 아울러서 관리할 때 진정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오브라이언 박사의 조언이 있다. 이 책에서 나온 내용을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해서 당장 내일부터 몸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몸에 변화가 오는 시점은 다를 것이다. 이 상황에서 한 걸음씩 벗어나고 있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쿠키의 유혹에 넘어간다면 그냥 즐겨라, 괜한 죄책감을 가지지 말자. 괜찮다. 당신은 살아남을 테고, 여행 중이고, 지금 이 순간 쿠키 맛은 끝내줄 것이다. 이 역시도 애정 어린 친절의 일환이다. 기억하라, 중요한 것은 완벽을 기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계속하는 것이다.
한 걸음씩 꾸준히 나아가는 것. 쉬어가도 괜찮지만 정말 꾸준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