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수학시간을 떠올려보면...
나는 수학이 무척이나 싫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적성검사를 하면 수학과 관련된 항목이 높게 나왔다. (모든 항목들이 대체로 점수가 낮은데 수학관련 항목이 그나마 나아서인지 아닌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이과와 문과를 정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에 주변에서는 이과를 추천했다.
한 고집을 하는 나로서는 '문과'를 선택했다. 적성검사가 뭐라고 하던 수학에 대한 내 자세와 내 실력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았기 때문이다.
수학이 싫었던 나였지만 수학의 모든 것이 싫지는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어려운 문제들을 만날 때면 바로 책장을 덮어버렸지만, 내게도 수학의 좋아하는 면이 있었다.
그건 바로 '공식'이 있다는 것. 어떤 숫자를 넣어도 공식에 대입하면 늘 같은 결과가 나왔다. 애매모호함이 없고 깔끔하게 답이 나온다는 건 내게 있어 수학의 매력이었다.
지금은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4로 시작하기에 더이상 수학 공식을 만날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수학이 아닌 내 삶에서 '공식'을 찾고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학교를 졸업하고,
어떤 직장에 들어가면,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들고,
50살이 넘으면 은퇴를 하고,
은퇴 후 즐거운 노후생활을 보내기.
분명 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내 인생의 선배들에게는 이런 공식이 있을거라 어렴풋이 믿어왔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런 공식은 없다는걸 깨닫게 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누구도 내게 이렇게 저렇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거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그런게 없으니까 말해주지 않았을 수도...)
재밌는건 일반적인 삶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돈'에 대해서도 공식을 찾고 있다. 일을 해서 번 돈을 어떻게 하면 불릴 수 있을지에 대한 공식을 찾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건 나말고 다른 사람들도 이런 공식을 찾고 있는게 분명하다.)
유튜브에서 재테크에 대한 영상이 인기가 높은건 이런 공식을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거다. 어디에 투자하면 어떤 수익을 벌거라는 영상들을 보며, 각자가 원하는 '삶의 공식'을 찾고 있다.
삶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나 통하는 '삶의 공식'은 없을거라 굳게 믿는다. 수학은 '숫자'라는 1가지 입력만 있지만, 삶에는 너무나도 많고 다른 입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건 사실 지구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을거다.
그럼에도 왜 '삶의 공식'을 찾고 있는걸까?
- grabho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