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거 아닙니다.

by 묻는 사람 K

자주 연락하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메시지를 보내면 바로 답을 주던 분인데 반나절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 바쁘신가 보다 하다가, 문득 불안한 마음이 엄습했다. 퇴근길, 이번엔 카카오톡 메시지로 연락을 취했다. 밤늦은 시간까지 수신 확인조차 되지 않았다. 아까보다 더 큰 불안함이 밀려왔다. '무슨 일일까...'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였나... 두세 달에 한두 번쯤 소식을 전하던 분께서 내 연락이 늦었던 걸 엄청 염려하셨더랬다. 우리 두 사람... 갑작스럽게 누군가를 잃었던 일이 있었으므로, 지나친 호들갑이 이해되고도 남았다. 하여, 연락이 닿았을 때, 울 것 같았던 목소리에 가슴 아팠다.

상처 받은 사람이니까. 시간이 한참 지났어도, 그 기억은 뼛속 깊이 새겨져 지워지지 않으니까. 아무 일 아닐 때도 막 튀어나와 비정상으로 만들어버리니까..

염려되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 친구에게 말했더니, 바로 답이 왔다. '너 까인 거야.' '어?' '차단당했다고.' '아...'
그래도 마음 나아지는 건 아니었다. 차단당하고 말고 할 사이가 아니니까. 그러니까 뭐랄까 그 분과 내 사이는 감정적으로 얽혀있지 않으나 신뢰 로운, 설명하기 복잡한 그런 관계니까.... 잠깐이지만 웃고 나니 기분은 좀 나았다.

올 초였던가. 안부를 여쭙던 선생님께서 아무 대답이 없으셨다. 평소보다 많은 연락을 취해봤지만 수신 확인이 안 된 채였다. 한참 후에 신문에서 부고 기사를 보았다. 슬픔은 충격보다 한참 후에 왔고, 늦은 만큼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횡설수설하는 건, 무서워서인 거다. 이런 사람도 있다. 겁부터 내는, 갑자기 막~ 불안해지는, 걱정인지 짜증인지 모르겠는... 차라리 '까이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 말이다.

그러니까, 바로 답해주세요. 늦은 밤이라도 꼭두새벽이라도 괜찮아요. 엄청 불안하다구욧! 그리고 저, 다시 말하지만 화내는 거 아닙니다. 그저 걱정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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