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쁠 때 자주 들르는 학교 근처 드라이브스루 햄버거 가게가 있다.
길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곳.
늘 먹던 메뉴 하나쯤 있다는 건, 생각보다 다행이다.
이따금 밥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날,
혹은 자투리 시간을 잠으로 흘려보낸 날이면,
대기 없이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이곳이 고맙다.
문득,
내가 어떤 시기마다 꺼내 읽는 책이 있다는 걸 떠올렸다.
어린 시절에도, 성인이 되었을 때도, 결혼한 후에도.
몇 년에 한 번씩 나는 ‘어린 왕자‘를 다시 펼친다.
그 책은 늘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고, 같은 그림들을 담고 있지만
그때마다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참 소박한 이야기인데,
나이에 따라 마음을 흔드는 부분이 달라진다.
어떤 장면은 예전엔 그냥 지나쳤지만,
지금은 오래 머물게 된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 책을 원서로도 소장하고 있다.
언어가 바뀌면 감정의 색조도 조금 달라지니까.
그중 오늘 떠오르는 문장은,
“C’est le temps que tu as perdu pour ta rose qui fait ta rose si importante.”
너의 장미가 그토록 소중한 건, 네가 그 장미에게 바친 시간 때문이야.
이 문장을 다시 만날 때마다,
내가 마음을 쏟았던 사람들과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내게 남긴 마음의 모양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