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계절의 갈팡질팡
오늘도 스르르 문이 열리고, 너는 설렘을 머금고 들어왔다.
눈빛은 여름밤 별처럼 반짝였고, 입가에는 무더위 속 기대가 조용히 머물렀다.
가족과 멀리 여행 간다는 말에, 너는 세상에서 가장 큰 모험을 기다리는 어린 탐험가처럼
여름방학의 설렘으로 온몸이 빛났다.
하지만 그 빛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새 네 표정은 바람결에 실려 조용히 바뀌었고, 반짝이던 눈동자는 살며시 내려앉아 고요해졌다.
입꼬리는 작은 그림자를 담은 채 시무룩한 얼굴로 변했다.
“방학숙제가 싫어요.”
짧지만 무거운 한마디가 방 안에 잔잔히 퍼졌다.
그 순간, 너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표정이 참으로 우스우면서도 안쓰러워, 기대와 걱정이 뒤엉킨 그 얼굴을 나는 숨죽인 채 바라보았다.
너라는 작은 우주 안에서 별들이 부딪히고 사라졌다가 다시 빛나는 듯했다.
아이도 어른도 다 같은 마음일 것이다.
숙제라는 짐 앞에서 때론 마음이 내려앉고 그늘이 드리워진다는 것을.
하지만, 그 그늘 속에도 너는 여전히 빛난다는 것을.
네가 마음을 금세 바꾸는 모습은, 꼬리를 흔들다 잠시 멈춘 강아지처럼
자유롭고, 무엇보다 진짜 너의 모습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너를 향해 다정한 눈길을 건넨다.
“괜찮아, 네가 흔들려도 나는 늘 여기 있을게.”
오늘도 네가 들어와, 설렘과 시무룩함이 교차하는 그 마음을 나는 있는 그대로 사랑한단다.
그 미묘한 흐름 속에서 너는 조금씩,
천천히 자라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