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언어
책상에 앉기 전, 나는 늘 같은 의식을 치른다.
서가 사이를 천천히 거닐다가, 시선에 걸린 책 한 권을 빼내는 일.
책상 위 한켠에 그것을 올려두고, 나의 작업을 시작한다.
몰입이 흐트러질 때나,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그 책을 펼친다.
한두 단락, 짧은 구절만 읽어도 마음이 다시 고인다.
오늘은 가볍게 단락지어 구성된 책을 골라보았다.
니체, 헤세, 카프카, 융, 프로이트…
각기 다른 사유의 세계가 손끝에 닿는다.
오늘은 그들의 언어를 따라 잠시 길을 걷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