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커피

월요일 아침의 아이스 카페라떼

by 그레이스



겨울이면 나는 자연스레 따뜻한 차와 커피 쪽으로 기운다. 추위를 유난히 타는 체질에게, 김이 오르는 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는 일은 계절을 견디는 가장 사소하면서도 확실한 위안이기 때문이다. 겨울의 커피란 늘 온기를 전제로 한 것이었고, 그 온기는 맛보다 먼저 마음에 닿았다.


그런데 올해는 뜻하지 않게 취향이 조금 비켜섰다. 바쁜 시기에는 출근 전이나 이동 중에 드라이브 스루를 자주 이용하게 되는데, 내가 들르는 지점의 커피는 유독 내 입맛에 잘 맞는다. 다만 문제는 온도였다. 아이스 메뉴에서는 맛의 균형이 또렷한데, 따뜻한 커피는 번번이 미온에 머물렀다. 추운 계절에 마시기엔 어딘가 맥이 빠진 온도, 그 애매함이 커피의 결을 흐트러뜨렸다.


몇 번의 그런 경험 끝에 나는 방향을 바꾸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아이스로. 한겨울에 아이스커피를 고른다는 선택이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운전석에서 시트 온열과 히터를 켜고 마시는 아이스커피는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충분히 데워진 실내에서 차갑게 가라앉은 맛이 또렷하게 살아나, 계절의 관습을 살짝 비켜선 기분마저 들었다.


요즘, 정확히 말하면 가을부터 하루 중 은근히 기다려지는 시간이 있다. 아이스 카페라떼를 받아 드는 순간이다. 컵 아래에는 하얀 우유가 고요히 깔리고, 위에는 커피 원액이 분리되어 층을 이룬 채 머물러 있을 때. 시럽 없이 그대로 마시면, 구수한 맛이 입안에서 조용히 퍼지며 마음의 리듬과 몸의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려 준다. 큰 결심이나 각오 없이도 하루가 조금 선명해지는 느낌이다.


주말에 집에서 마시는 커피는 늘 너무 순하다. 그래서 평일의 아이스라떼를 더 기다리게 된다. 차가운 컵을 손에 쥐었을 때의 감각, 첫 모금을 앞둔 짧은 정적을 떠올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여러분은 어떤 차를, 어떤 커피를 즐기시나요, 각자의 계절을 건너는 방식이 담긴 잔 하나쯤은 누구에게나 있겠지요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사부작 사부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