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0월 18일
새벽기도, 수영, 공부는 일상에 반복되는 일들이라 습관에 의해서 했지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와서 매일매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짧은 가을 방학 동안 느낀 건, 이 일상의 일들이 한없이 그리워지면서 정말 하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거다.
오늘도 그 전쟁을 치르면서 하고 싶었던 새벽기도회를 못 갔다. 5시 반에 한번 40 분에 한번 더, 그러고 나서 눈을 뜨니 6시 37분이다. 어이가 없네... 인간은 육체적 동물이라더니 목사님 중국 가시는 차에 나도 같이 2 주 동안 쉬었던 새벽기도가 이제는 몸에 신체리듬이 안 맞는 건지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하는구나. 정말이지, 몸이 아무리 고단해도 새벽기도 꼭 일어나서 가고 싶다는 생각 오늘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수영이 하고 싶다. 월요일에 수영을 하고 어제 화요일은 기분이 너무 처져서 아침에 괜히 훌쩍이다가 이내 나 자신을 달래서 몸과 마음을 사린다고 핑계 대며 수영을 걸렀다. 그리고, 오늘은 갑자기 다음 주 화요일 유기화학 시험을 생각하니까 왠지 수영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사치라 느껴져서 못했다. 밀린 시험공부에 지레 겁을 먹고서는 time management (시간 분배~)를 잘해야 해... 하면서 가장 먼저 sacrifice(희생~) 시켰던 수영이, 오늘 비도 질척 질척 와서 몸도 마음도 울적한데 하루 종일 몸이 근질근질 그렇게 수영이 하고 싶을 수가 없었다.
방학 동안 밀린 만남을 정신없이 가졌다. 저녁 식사 초대에서부터, 뉴저지 결혼식 참석까지 맨날 지겨워 지겨워하던 공부를 확 제치고 정말 원 없이 나태하게 놀면서 지내고 나니까, 잘은 못하지만 항상 여꾸리에 끼고 다니던 공부가 그렇게 열심히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약한 인간에게는 휴식도 필요하고 굴곡 있는 삶도 필요한 가 보다.
추신: 거의 매일 수영을 하니까 수영장 안전 요원이 나한테 체육학과냐고 물었다. 수영장에서 만난 어느 노신사께서 요새 포토샵을 배우고 있는데, 내가 모델이 되어줄 수 있느냐고 해서 찍은 사진과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