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부 지역에서 중학교 교육과정 업무를 맡은 지 2년 반이 지났다. 고등학교에만 20년 가까이 근무하다보니 중학교 교육과정은 많이 낯설었지만 선생님들이 교육청에 원하는 바를 듣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지난 2년 반동안 학교 쌤들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여러(그리고 부담스러우시지 않을 만한) 시도를 해보았다. 교사성장학교, 수업친구, 수업정보공유플랫폼, 수업나눔축제.... 그중 첫번째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동부_교과별_수업지원단_모임
2022년은 수업지원단을 교육청 사업 지원조직 아닌 지역교육청의 교과별 연구모임으로 기존의 교과연구회 + 배우고 싶은 샘들 12개교과 57분을 모셨다. 4년전 전문적학습공동체 사업 활성화를 위해 인천에서는 교과연구회 모임이 공식적으로 없어지면서 중학교 샘들의 교과별 모임이 사라졌었다. 그때 동부 지역은 전임장학사의 노력으로 교과연구회 멤버들을 학교간 전문적학습공동체로 빠르게 전환하였었다. 그러나 10명 이상도 못모이는 교과연구회의 경우 전문적학습공동체 구성요건이 안되기 때문에 멤버를 모으기 어려운 소수교과는 공식적 모임이 어려웠다. 그래서 동부는 교과별 수업지원단에서 소수교과모임을 지원했고 그렇게 57명의 수업지원단은 12개의 교과팀별 독서토론, 활발한 수업나눔 모임 외에도 수업친구 수업멘토링, 온라인 수업정보공유플랫폼 운영, 수업나눔축제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었다.
2023년 아직 시교육청은 수업혁신지원단을 모집 중이지만 동부는 다 뽑아서 교과팀장 협의회를 어제 27일에 이미 갖고(교과별 추가모집도 논의) 올해의 활동을 의논했다. 2023년에는 교과팀별로 3월 신학기 수업 역량강화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업지원단 선생님들이 연수계획을 교과별 상황에 맞게 만들어 강사 프로필과 함께 3월 10일까지 장학사에게 보내면 관내 공문 발송, 강사비 지원, 간식 품의를 해주고 교과별 수업지원단 선생님들은 참석자 명단을 수합하고 수업친구, 수업정보플랫폼, 수업나눔축제, 교과별 일년 행사를 홍보할 예정이다. 담당장학사는 바뀌지만 교과팀장 선생님들이 주도권을 갖고 움직이는 시스템 속에서 얼마나 지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한 채 수업지원단이 운영될 지 지켜볼 일이다. 시스템과 사람이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2022년 수업지원단이 지원청에 보낸 피드백이 "딱 올해만큼만 (지원)해주세요"였다. 새로오신 분이 이전 장학사의 한계를 넘어 더 창의적으로 잘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잘 만들어진 시스템의 힘을 믿는다.
어제 모임 끝나고 팀장님들이 한분 한분 마지막 인사를 해주시는데 울컥해서 참으라 혼났다. 고3 담임할 때 졸업식의 느낌이랄까 아니 그분들이 나를 졸업생처럼 보내시며 축복해주셨다. 시스템 구축에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남은 건 사람이었다. 그래서 감사했고 감동이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