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지의 소소한 일상의 단면-7
엄마의 전화...애들 등교시키고, 잠깐 오란다.
하도 가물어서 열리지도 않던 고추랑 호박,가지가 탐스럽게 열려 좀 가져가란다.
어젯밤처럼 이렇게 비오니 이제 오이 한개가
안 열린다며,아껴 먹으란다.
그도 그럴것이
아버지 약 안하고, 초보 농삿일 하신다고,
이 뙤약볕에 유효기간 지난 무거운 막걸리 사서
발효 시키고, 일일이 그늘 한 점 없는 곳을 돌며
몇 모종 안 되지만,살뜰히 보살핀다.
어찌 이런것을 허투로 먹을수가 있단 말인가?
같은 뱃속에서 나온 쌍둥이라도
첫째는 사교성이 좋아 방학식 하는날이라며
친구들과 밥을 사 먹고 들어 온단다.
둘째는 친구가 없는지 그냥 들어 온단다.
돈가스라도 튀겨줄까?
햄이라도 부쳐줄까? 하다가
'내 엄마' 생각에
엄마 음식으로 찬을 준비하고,막내를 기다린다.
이 음식중 울 아빠의 손길이 안 간 음식은
멸치와 아몬드, 달걀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