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길 수 없는 싸움
먼저 항암 전에 독감주사부터 동네 병원에서 맞았다. 병원 선생님이 힘내라고 한다.
나름 걷기 운동도 하고 등산도 하고 맨발 걷기도 하면서 체력 보강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은 항암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항암 하는 첫날
시간이 남아 신랑하고 병원 근처에서 밥을 먹고 맨발걷기하는 공원에서 좀 걷다가 병원으로 갔다.
담당의사를 만나고 바로 건너편 항암약물 주사실로 갔다. 아켄지오라는 항암전 먹는 구토 방지약을 처방받아 들어갔다. 배정된 침대에 누울지 앉을지 고민하다가 오른쪽 팔에 맞아야하는데 주사는 왼쪽에 있어 누우라고 한다.
처음에 항암약이 먼저 들어 가는게 아니라 팔에 다른 주사약부터 넣는다.
지금껏 맞아봤던 수액과는 차원이 다름을 알게 되었다.
주사약이 들어 가는 순간부터 느낌이 확 온다. 몸에 따끔따끔 뜨거운 느낌이 느껴진다.
그리고는 생각했던 거와는 다르게 몸이 쳐진다. 드라마라도 봐야지 라며 들고간 핸도폰과 버즈가 필요가 없다.
그냥 기분이 쳐지고 몸도 쳐진다. 아무것도 할수 없다.
카페에 글을 보면 항암때 레몬 사탕, 얼음 그 이외에 여러가지 준비물을 챙겨 가라는데 난 별로 다 소용이 없었다. 사람이 쳐지니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 다음 노란 봉투에 들어 있는 빨간색 링거가 왔다. 그 무섭다는 AC항암약이다.
자몽주스같은 색의 약이 순식간에 호수를 타고 몸으로 들어간다.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바라는데 더디게 흘러간다. 한시간이 하루 같다. 움직이지 말라고 하니 몸이 좀쑤시는거 같았다.
끝나고 나니 몸이 나른하다. 이래서 운전이 쉽지 않구나. 누구와 함께 와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집에오니 5시쯤이 되었는데 오자마자 눕고 싶어진다. 그냥 누워버렸다.
7시쯤 밥을 먹으라는데 잠깐 깼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밤 새 온몸에 식은땀이 나서 이불이 다 젖을 정도였다.
거의 12시간을 내리 잠을 잤다.
아직은 밤새 땀흘린거 외엔 별다른건 없었다.
하지만 예외없이 그 다음날부터 증상이 나타 났다.
목부터 시작해 어깨 팔까지 건드리기만 해도 심한 통증이 왔다. 근육통이 심했다. 베개에 잠을 잘수가 없어 이리저리 움직이다 바디필로우를 베고 잠이 겨우 들었다. 그 다음날 아침에는 다시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그 다음날부터 찾아온 변비는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고통이었다. 내가 지금은 사람이 아니구나......
오후부터는 또 근육통이 시작되고 입맛은 완전히 입덧할때 처럼 어떤것도 먹을수가 없는데 변비까지 심하게 온 상태...
사람답게 견디기 힘들구나 ㅜㅜ
다음에는 진통제 변비약 모두 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근육통은 2~3일 밤마다 찾아왔고 변비는 좌욕과 변비약으로 힘들게 지나갔고 입맛은 4일정도 지나니 괜찮아졌다. 일주일 뒤 병원에 가서 백혈구 수치를 확인했는데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따로 주사를 맞지 않고 왔다.
2주쯤 됐을때는 조금 상태가 괜찮았고 컨디션도 괜찮았다. 출근을 시도 했다. 그런데 그 날 아침부터 변비가 오기 시작했고 점심때쯤부터 숨이 차기 시작하여 먼저 집으로 왔다. 손발이 따뜻하게 해도 차가웠다. 그게 열이 나서 그렇다는걸 저녁에 깨닫고는 열을 쟸더니 39도이다.
결국 응급실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