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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물 Oct 25. 2024

보츠와나-여기까지 왔는데 왜 못 들어가나

잠비야에서 빅폴을 보고 육로로 보츠와나를 거쳐 남아공으로 들어갈 계획이다. 보츠와나에서는 초베국립공원과 오카방고삼각주를 여행할 계획이다. 이른 새벽 리빙스톤에서 루사카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리고 다시 루사카버스터미널에서 보츠와나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제 우리는 버스로 국경을 넘을 예정이다.


버스는 우리나라 고속버스처럼 쾌적했다. 그동안 아프리카에서 탔던 버스들에 비하면 이건 거의 리무진급이다. 버스를 탄 아들이 신이 났다. 탄자니아와 잠비야에서 좌석 쿠션이 뜯어져 덜렁거리는 걸 붙잡고 탔던 버스와 1인 1 좌석이 보장되지 않는 버스만 탔던 터라 최신식 버스를 타니 12시간도 괜찮다고 해서 웃음이 났다. 여기 와서 워낙 다양한 경험을 하니 버스 하나에도 감사가 터져 나오는 아프리카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보츠와나 국경에서 우리는 입국 심사를 위해 버스에서 내렸다. 내 차례가 되어 아들과 함께 여권을 내밀었다. 이제는 보츠와나 입국이다!


그런데 직원이 잠깐 기다리란다. 이게 무슨 상황? 뭐가 잘못됐나?  직원은 심각한 얼굴로 내게 아이와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를 묻더니 증명서가 있어야 한단다. 그래서 얼른 영문가족관계증명서를 내밀었다. 그런데 가족관계증명서만으론 안된단다.


미성년자해외여행부모동의서가 있어야 한단다. 양쪽 부모 모두 동행하는 여행은 영문가족관계증명서만 제출하면 되지만 아이와 엄마만 동행한  여행은 부모동의서를 지참해야 한단다.


그런데 나라마다 모두 이 부모동의서를 확인하는 것은 아니고 그동안 다른 국가들에서는 입국할 때마다 부모동의서를 확인하지 않았다. 처음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할 때 부모동의서를 그렇게 확인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따로 준비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우리 때문에 버스도 계속 기다리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우리는 짐을 모두 내렸다. 보츠와나 입국검문소 땅만 밟고 우리는 잠비야에서 항공편을 통해 남아공 케이프타운으로 들어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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