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센터에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돌무렵 아기들부터 성인인지 청소년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아이들까지 왔는데 하나같이 호기심 가득한 눈이다. 오늘 내가 만난 청소년아이들과 함께 하기로 한 활동은 글쓰기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글쓰기를 아이들과 어떻게 흥미있게 풀어나갈지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 뿐이 아니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야 했다. 나 그동안 영어공부 안하고 뭐했지?
이제와서 자책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한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인다.
변변치 않은 실력이지만 아이들에게 진심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내 소개를 하고 글쓰기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들은 넉넉한 마음으로 더듬거리며 말하는 나를 받아주었다.
편견없이 있는 모습그대로 받아주는건 국적을 불문하고 역시 아이들이다. 어찌나 고맙던지...
아이들은 진지하게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주어진 시간은 한시간 남짓.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도 몰입해서 글을 쓰는 아이들을 지켜보느라 나는 숨을 죽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조금 더 진지한 주제를 주었어도 좋았겠다 싶다. 짧은 시간이 아쉬웠고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글쓰기에 몰입한 아이들을 지켜보는 그때 그 시간만큼은 참 가슴벅찬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