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by 보물

한동안 달리기를 멈췄다.

이례적인 한파의 영향도 있었지만 지독하게 앓았다.

열은 떨어졌지만 후유증은 끈질기게 나를 괴롭혔다.

달리기로 체력이 꽤 좋아졌다고 생각했었는데 독감 한방의 위력은 대단했다.

친구가 달리기를 제대로 배워서 하면 더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러닝수업도 신청하려고 했는데…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는다.

나의 목표는 마라톤 대회에 나가 기록을 달성하는 게 아니라 꾸준한 달리기를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다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무렵 한겨울에 들어서기 전까지 매일 달릴 수 있었던 건 날씨의 영향도 크다는 걸 무시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이런저런 핑계를 대다간 안될 것 같아 다시 러닝복을 갈아입었다.

눈이 내려 군데군데 길이 얼어 있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뛰어보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너무 오랜만에 달리는 거라 달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 몸에 밴 습관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지 저 깊은 곳에 멈춰졌던 엔진이 다시 켜진 느낌이 들었다.

쨍한 겨울 아침 공기를 들이마실 때마다 오히려 상쾌했다. 체력을 위해 달려보자 시작했던 건데 마음 구석에 묵은 찌꺼기까지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 드는 건 역시 인간의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겠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다시 열심히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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