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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이스 Sep 13. 2024

6. 내가 되고 싶은 사람 특징 10가지

지극히 주관적인 Top 10

한 때 '버킷 리스트'가 굉장히 유행했다. 거창하게 말하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목록으로 적어 보는 것이다. 나는 '죽기 전에'라고 하는 게 왠지 꺼려져 '늙기 전에'라고 바꿔서 표현하긴 했는데 그 '늙기 전'이란 기간이 참 애매한 것도 사실이다. 버킷 리스트는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것, 가보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등등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다 문득, '하다'라는 어떤 행위가 아닌 '되다'를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어릴 때 이후로 어떤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은 더 이상 안 하는 거지? 사실 어렸을 땐 "커서 어떤 사람이 될래?" 하면 주로 '직업'을 많이 말했던 것 같다. 단순하고 확실하니까. 그런데 어릴 때 막연하게 꿈꿨던 그 나이가 심지어 지난 지금까지도 직업으로 나를 정의할 수는 없게 됐다. 

어렸을 때 꿈꿨던 직업은 갖는데 실패했고, 다른 직업도 나를 정의하기엔 오래 일하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질문도 "커서 어떤 직업을 가질래?" 라든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될래?"가 아니지 않은가. 

나는 나에게 묻는다. "어떤 사람이 될래?"


1. 짜증 내지 않는 사람 

나의 말투가 기본적으로 '짜증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특히 가족들에게, 가끔은 아주 친한 친구에게도 짜증이 섞인 말을 많이 한다. 기본적으로 짜증이 쉽게 나고, 신경질이 나고, 화가 나는 성격인데 이게 점점 나이 들 수록 심해졌다. 머리가 커서 그런지 몰라도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은 더 많아졌고, 그만큼 불평과 불만이 쉽게 생겼다. 더불어, 짜증을 내야 나의 말이 먹힌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짜증'이란 게 뭔지 단어조차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사랑하게 됐다. 그는 습관적인 짜증, 신경질, 욱 하는 것, 목소리가 커지는 것 등등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모든 나쁜 습관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이었다. '얘는 대체 부모님이 얘를 어떻게 키운 걸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사람과 가깝게 지내며 나도 점점 짜증을 내는 횟수가 줄고 있다. 언젠가 내 안의 짜증과 신경질을 0으로 만들고야 말 테다! 


2.  의연한 사람

이 세상에서 내 성격과 가장 먼 단어를 꼽으라면 '의연함'이다. '의연하다'라는 것은 의지가 굳세어서 끄떡없다는 뜻이라는데 내 별명은 '비눗방울 멘탈'이니까. '유리멘탈'이라는 단어를 알 것이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나에게 "너는 유리도 못 돼. 비눗방울이라고 해. 닿으면 터지니까."라고 말하며 '비눗방울 멘탈'이 탄생하게 됐다. 나는 귀가 얇아 남의 말을 잘 듣는 편은 아닌데 그렇다고 의지가 굳건한 유형도 아니다.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건 의심이 많기 때문이고, 의지가 굳건하지 않은 것은 너무 예민한 성격이기 때문이 아닐까? 작은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 자신이 사실 매우 지친다. 생을 마감하고 싶은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이다. 나 스스로를 힘들게 만드는 나 자신에게 지쳐서... 하지만 그렇다고 생을 스스로 마감할 생각은 절대 없기 때문에 꼭 의연한 사람이 되고 싶다. 


3. 당당한 사람

나는 언제나 당당하고 싶다. 당당하지 않고 싶은 사람은 당연히 없겠지만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의 유형 10가지에 '당당함'을 넣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는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사람이고 싶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 사랑받고 자란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이 '당당함'이라고 생각한다. 이 당당함은 지나친 자존감이나 근거 없는 자신감과는 다르다. 내가 생각하는 당당함은 떳떳하고,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다. 동시에 밝으면서도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지닌 것이다. 


4. 우아한 사람 

나는 필명이자 영어 이름으로 그래이스, Grace를 쓰고 있다. 영어로는 우아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정작 나란 사람은 조금도 우아하지 않다. 요즘 윤여정 님이나 최화정 님의 영상들을 보면서 나도 늙어서 꼭 저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생각할 때 부자의 모습은 '우아함'이다. 한 때 유행했던 '올드머니 룩' 코디도 세련된 우아함이라고 생각한다. 난 우아해지기엔 목소리가 너무 크므로 일단 작게 말하는 연습부터 해야겠다. (ㅋㅋㅋ)


5. 건강한 사람 

자기 분야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열심히 하면서 성공한 분들은 모두 꾸준히 운동을 하더라. 당장 유재석 님만 봐도 그렇다. 그는 그 바쁜 스케줄에도 매일 3시간씩 헬스를 하신다고 한다. 다른 유명한 작가님들도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시더라. 건강하지 않으면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기 힘들 것이다. 나는 현재 병이 있는 것은 아니나 건강하지 못한 몸뚱이를 지니고 있다. 이 문제 때문에 매일 약도 먹는다. 심지어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아니 본인이 유전적으로 그런 몸을 타고 태어났으면 당연히 남들보다 조심해야지."라는 질타를 들은 지 4개월째지만 아직도 살을 못 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바라고 있다.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앞으로 1년 준다. 진짜 빼라. 좋은 말로 할 때. 


6. 가성비를 덜 따지는 사람 

난 일명 '가성비충'이다. 뭘 사던, 뭘 하던 무의식적으로 가성비를 따진다. '이 가격이 그만한 값을 하는가?'를 언제나 생각한다. 당연히 어느 정도는 생각해야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우리 모두 재벌로 태어난 건 아니니까. 하지만 나는 너무 심한 것도 사실이다. 올 초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 일본 환율이 싸기도 하지만 물가 자체도 엄청 저렴했다. 어차피 여행이니 돈 쓰러 가는 게 아닌가. 일본에 있는 기간 내내 가격을 보고도 사고 싶으면 사고, 먹고 싶으면 먹었다. 한국 원화로 얼마인지 계산도 하지 않았던 적도 많았다. 100엔에 천 원이라 쳐도 저렴하기도 했거니와 이거 쓴다고 당장 망하는 것도 아니기에 여행을 온전히 즐겼다. 태어나서 그런 적이 처음이었고 진짜 무슨 재벌이라도 된 것 같았다. 그렇게 말할 만한 비싼 레스토랑이나 비싼 호텔을 간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 인생 처음으로 가성비를 안 따지고, 돈 계산을 하지 않고 소비해 보니 굉장히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제 더 이상 어린 나이도 아닌데 너무 가성비를 따지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7. 주변에서 기댈 수 있는 사람  

난 아주 어릴 때부터 성공하고 싶었다. 유명해지고 싶었다. 명예도 돈도 가진 남 부러울 게 없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금도 그때처럼 허무맹랑하게는 아니지만 마찬가지다. 성공하고 싶다. 이제는 작가로서 내 이름을 알리고 싶다. 결국 작가가 되지 못한다면 사업으로라도 성공하고 싶다. 그럼 이제 우리는 이 성공이라는 것을 정의해야 한다. 대체 뭐가 성공이냐. 나는 내 가족들과 지인들이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려울 때 선뜻 도움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한 사람은 그게 가능한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성공하고 싶다. 돈이 많아도 나 자신이 피폐해서 남을 신경 쓸 여력이 없다면 그건 성공이 아니다. 내 사람들을 더 잘 챙기기 위해 나는 성공하고 싶다. 자수성가할 것이다. 


8. 본받고 싶은 사람

본받고 싶은 사람이란 쉽게 영어 단어로 '롤모델'이다. 나는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남들이 보면 굉장히 자유롭게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조금 일하다 관두고, 다른 나라 이민하고 이런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그만큼 치열하게 살고 있다. 부모님은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누누이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난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사는 자유를 누리기 위해 꽤 내 인생을 책임지며 살고 있다. 그런 나를 보며 누군가가 "그래이스 언니처럼 살고 싶어요.", "그래이스님을 본받고 싶어요."라고 말해준다면 참 좋겠다.


9. 후회 없는 사람

남들이 볼 때 미친 짓을 꽤 많이 했다. 질러놓고 나 자신을 원망한 적도 많았다. "내가 이걸 왜 한다고 그랬지.", "내가 이걸 왜 이랬지. 미쳤나." 하지만 어떤 일을 했을 때, 그걸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정말이다. 단 한 번도!!! 조금도!!! 후회한 적은 없다. 아, 왜 더 일찍 하지 않았을까 후회한 적은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보면 아직 후회되는 것은 없다. 미련도 없다. 20대로 돌아간다면? 이런 질문 많이 하던데 난 안 돌아간다. 후회가 없기 때문에 지금이 좋다. 기억 없이 돌아가봐야 똑같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후회 없는 사람이고 싶다. 


10. 부지런한 사람 

내 인생 최대 미스터리는 내가 게으르단 사실이다. 그게 뭐 미스터리냐고 묻는다면 내 지인들에게 물어보라고 하고 싶다. 내 모든 지인들은 하나 같이 걔보다 더 이것저것 하는 사람을 못 봤다, 걔는 언제나 바쁘다, 걔는 대단하다라고 말할 것이다. 왜냐고? 지금도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캐나다 워홀러 시절 몇 달 동안 주 80시간 일했고, 컬리지 다니면서도 라멘집에서 2일 하루종일 일했고, 이후 사무직으로 일하면서 쓰리잡이었고, 그 와중에 틈틈이 글을 써서 출판까지 했다. 한국에 가서도 하루도 안 쉬고 매일 10시간씩 일하면서 주말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놀거나 클럽에 갔다. 밤에 혼자 심야영화를 보기도 하고, 남자랑 데이트도 했다. 그런데 나는 사실 천상 게으른 인간이다. 맘먹으면 일주일 동안 침대에만 누워있을 수도 있다. (당연히 화장실은 가야지) 정말 먹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어제도 하루종일 누워 있었더니 이 글을 쓰는 지금 허리가 매우 아프다. 하지만 난 이런 내가 너무 싫다. 좀 더 부지런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앞서 말한 유재석 님이나 아이돌 장원영처럼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스케줄을 갖고도 꾸준히 운동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번뿐인 인생인데 그렇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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