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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이스 Oct 18. 2024

11. 해외에서 돈 모으는 습관 10가지

지극히 주관적인 Top 10

나는 남들은 모르는 짠순이다. 허투루 돈을 쓰는 걸 정말 싫어하고, 이미 쓴 돈을 기입하진 않지만 앞으로 얼마씩 더 모아서 언제쯤 내가 목표로 한 저금 액수를 채울지 계획한다. 한국에서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월급'이란 걸 받기 시작하면서 자체적으로 4개의 통장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경제 관련 베스트셀러 책에서 그 내용을 보고 정말 많이 놀랐다. 월급 통장, 매달 넣는 1년짜리 적금통장, 만기 되면 1년 단위로 예금 통장, 입출금이 자유롭지만 매일 이자가 붙는 CMA계좌가 있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캐나다 컬리지 2년 학비를 냈다.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필요할 때 쓰기 위해, 하고 싶은 게 생겨도 돈이 없어 못 하진 않기 위해 열심히 모았던 게 아니었던가. 나의 이런 소비습관은 해외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사실 남들은 내가 짠순이 인걸 모른다. 아무리 돈을 아끼려고 해도 어쨌든 잘 살려고 돈을 아끼는 것이니 만큼 절대 남에게 티를 내거나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코로나 이후 미쳐버린 물가와 코로나 전과 크게 차이가 없는 최저시급의 나라에서 어떻게 돈을 모으는지 정리해 봤다. 


1. 배달이 뭐죠? 

사실 난 한국에서도 중국집과 치킨 빼고 배달 요리를 시켜본 적이 없다. 그나마 치킨도 되도록 내가 가지러 갔다. 가지러 갔다 올 정도의 의지가 없다면 맛있는 것을 먹을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 한국은 워낙 체인점이 많고 나는 도심 한복판에 살았기 때문에 아무리 멀어도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었다. 아니면 가는 길에, 오는 길에 픽업을 하는 것도 방법! 캐나다에서는 아예 배달 앱 자체가 핸드폰에 없다. 가뜩이나 식당 음식값이 많이 올라서 당황스러운데 거기에 배달료, 수수료까지 내고 배달 팁을 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라고? 노!!!! 


2. 외식보단 한국마트 

나의 식생활은 이런 느낌이다. 요리 > 해외 간편 음식 조리(냉동피자 같은...) > 한국 간편 음식 조리 > 식당 포장 > 식당에서 식사. 

당연히 매번 요리를 하는 게 가장 돈이 덜 들겠지만 귀찮다. 예를 들어 감자탕이 먹고 싶은데 재료를 사다가 몇 시간을 요리해서 먹는 건 쉽지 않다. 그럴 땐 한국 마트에 가서 이미 만들어 놓은 음식이나 패키지 냉면 같은 걸 산다. 몇 달 전엔 꼬막 무침을 얼려서 파는 걸 $10 정도에 사서 집에서 해동 후 밥에 비벼 먹었다. 두 번에 나눠 먹었으니 한 끼에 $5인 셈. 한식당에 꼬막 무침을 팔지도 않거니와 설사 판다 해도 $20 은 깨졌을 것이다. 물론 가끔은 식당에 가서 내가 안 만든 맛있는 음식과 함께 4-6개의 반찬을 먹고 싶기도 하지만 그 횟수를 최소한으로 관리한다. 


3.  되도록 매장에서 식사보단 포장 

앞서 말했지만 조금 나중에 먹어도 문제가 없는 음식이라면 매장에서 식사 보단 포장을 선호한다. 매장에서 식사를 할 경우 팁을 내야 하는데 그 팁이라는 게 은근히 꽤 된다. 예를 들어 감자탕을 $18에 주문해서 먹었다고 치자. 그럼 내가 최종적으로 결제하는 금액은? 내가 사는 토론토가 속한 온타리오는 세금이 13% 따로 붙기 때문에 세금만 $2.34이다. 그리고 팁은 기본적으로 15%니까 이 경우엔 $2.7.   

즉, 최종적으로 내 카드에 찍히는 금액은 무려 $23!!! 

18달러로 생각하고 주문했는데 23불을 결제할 때, 무려 5불이나 추가로 내는 그 느낌이 나는 너무 싫다. 그래서 조금 나중에 먹어도 되는 음식이라면 포장이 좋다. 그리고 포장해서 집에서 먹으면 배 터지게 한 끼가 아니라 적당히 두 끼로 나눠 먹을 수도 있다.   


4. 그래도 외식이 고플 땐, 중국 식당 

그래도 외식을 하고 싶거나 해야 할 때가 있다. 친구를 안 만날 수도, 친구와 만나서 매번 공원에만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럴 때 나는 중국식당을 선호한다. 양도 정말 많고,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팁이 12% 정도다. 특히 인원이 4명이 넘으면 무조건 중국식당이 좋다. 메뉴를 인원수보다 하나 적게 시키고 나눠 먹어도 충분히 배부르다. 이곳은 매장에서 식사를 할 경우 $20 미만으로 내는 것이 흔하지 않은데 중국 식당에선 가능하다! 되도록이면 내가 한인마트에서 살 수 있는 음식이 아닌 새로운 음식이자 밥이 있는 맛있는 아시안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중국 식당에 가서 쿵파오치킨이나 차 오면, 마파두부 같은 걸 시켜서 먹는다.  


5. 책은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빌리는 것이다. 

나도 한 때는 책을 왕창 샀었다. 하지만 한 곳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 이주, 이민하려고 할 때 가장 크게 문제 되는 것이 책이다. 무겁긴 또 얼마나 무거운가. 미안하지만 한 번 사서 책장에 꽂아 놓은 책을 다시 읽은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난 책을 꼭 도서관에서 빌려 본다. 캐나다에 와서는 매달 구독료를 내고 E-Book을 보다가 최근에 도서관 카드를 새로 발급받았다. 이제 도서관 좀 다녀볼까 한다! 책도 도서관에서 읽으면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6. 가능하면 대량으로 사서 쟁여 놓기 

내가 캐나다에 와서 가장 황당했던 건 콜라를 사려고 슈퍼에 갔을 때다. 작은 캔이랑 큰 페트병의 가격이 거의 같았다. 그럼 용량 큰 걸 사는 게 이득이잖아. 남으면 버려야 하니까 그런 건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같은 이유로 가끔 코스트코를 가야만 한다. 안 망가지는 것들, 오래 두고 써도 되는 것들은 대량으로 사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훨씬 이득이다. 나는 가끔 코스트코 카드가 있는 친구를 꼬셔 코스트코에 간다. 화장실 휴지, 키친타월, 세탁기 세제, 주방 세제를 샀다. 한국 마트에서도 고추장, 미역 같은 것들은 같은 제품의 가장 큰 용량 제품으로 구매했다. 기본적으로 마트에 가면 항상 계산기를 두드린다. 금액을 용량으로 나눴을 때 크게 차이가 없으면 작은 걸 사지만 꽤 차이가 나면 큰 걸 산다. 돈 아끼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7. 이자율 좋은 계좌 상품 잘 찾아보기 

캐나다 은행은 계좌에 돈을 넣어 놓으면 '계좌 유지비'라고 해서 내가 오히려 돈을 낸다. 정말 더럽고 치사하지 않은가? 그래서 난 절대, 무조건 이 계좌 유지비를 내지 않는다. 나는 현재 한 달에 $10 정도 하는 계좌를 쓰고 있는데 이 상품은 잔고가 $3,000 이 넘게 유지되면 이 계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악착같이 계좌에 3천 불을 유지하고 있다. 생활비는 주로 연회비가 없는 신용카드나 첫 해 연회비가 면제인 신용카드로 쓴다. 요즘은 많은 은행들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계좌를 개설하고 일정 기간 내에 몇 개의 고지서를 납부하고, 몇 번의 온라인 결제를 하면 $3-400 정도를 보너스로 넣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3개 은행을 돌아다닌 결과 무려 천 불이 넘는 보너스를 받았다. 이자율이 꽤 괜찮은 저축 상품도 찾아서 열심히 돈을 넣고 있다. 매달 이자가 붙는다. 비과세가 가능한 저축 계좌도 있으니 캐나다에 산다면 한 번 알아보시길!   


8. 모든 영수증, 고지서는 확인 또 확인 

캐나다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게 실수를 한다. 특히 은행. 한국에선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은행 직원에게 입금을 하고 싶다고 현금을 줬더니 금액을 잘못 말하질 않나, ATM기 오류로 돈이 안 나왔는데 계좌에선 빠져나가질 않나... 그래서 나는 ATM 기계에 돈을 입금할 땐 꼭 영수증을 보관하고 은행 어플에서 같은 액수의 입금을 확인한 후 버린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 언제나 영수증에 찍힌 품목과 개수, 금액이 맞는지 확인한다. 한인 마트에서 조금 신선하지 않아 50% 할인해서 파는 오징어를 바로 삶아 먹을 요량으로 구입했는데 마트에서 나서면서 영수증을 보니 할인이 적용되어 있지 않았다. 당연히 바로 다시 가서 캐셔에게 말하고 결제를 다시 했다. 설마 '뭐 그렇게 까지 하냐'하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내가 제 값을 다 낼 것 같으면 엄청 신선한 오징어를 샀겠지.  


9. 프로모션, 포인트 잘 활용하기 

스타벅스는 가끔 목요일 오후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음료 하나를 사면 하나 공짜 이벤트를 한다. A&W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현지 야구팀인 블루 제이스가 이기는 다음 날엔 감자튀김을 공짜로 준다. 물론 자체 앱으로 다른 메뉴를 결제해야 공짜 감자튀김을 함께 주문할 수 있는데 최소 주문 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가장 저렴한 $2.5 짜리 버거를 주문한다. 스타벅스, 팀홀튼, 맥도널드에선 열심히 포인트 적립을 해서 가끔 그 포인트로 음료를 마신다. 포인트를 안 쌓아도 어차피 사 먹었을 텐데 몇 번 사 먹었다고 공짜로 음료를 주니 얼마나 좋은가!    


10.  커피는 집에서 타 마시는 게 제일 맛있다.  

한국에서 살 때 동네에 25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파는 곳이 있었다. 그곳은 다른 저렴한 커피 체인이 아닌 동네에서 커피에 일가견 있는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작은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점이었는데 커피가 정말 맛있었다. 거의 매일 아침 한 잔씩 사 먹곤 했었다. 여기 오니 맛있는 커피를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이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동네 카페들은 맛은 있지만 비싸다. 아침에 커피를 수혈해야 하루를 버틸 수 있기 때문에 팀홀튼이나 맥도널드에서 아이스커피 블랙을 시켜 마신다. 그러다 모카팟을 사서 집에서 커피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물에 타 마셨는데 맛있었다. 사 먹는 커피와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지만 문제는 귀차니즘. 요즘은 팀홀튼 원두커피 간 걸 사서 핸드 드립으로 내려 마신다. 그냥 뜨거운 물 붓고 내린 후, 얼음 잔뜩 넣고 시원하게 마신다. 이 경우 사 먹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건 당연하고, 더 맛있다. 팀홀튼이나 맥도널드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되니 어쩌면 덜 귀찮기도 하다. 매일 커피를 마시는 나로서는 최고의 돈 절약이다. 


이외에도 '남은 음식 활용해서 다른 요리로 재탄생해서 라도 버리는 거 없이 다 먹기', '기왕이면 집 근처에서 해결해서 교통비 아끼기', '그렇다고 절대 얻어먹거나 내가 돈을 아끼는 사람이라는 티를 내지 않기', '꼭 필요한 지출은 미련 없이 하고 스트레스받지 않기', '열심히 아끼는 만큼 어떻게 유의미하게 쓸지 고민하기' 등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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