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가지고 일상을 사는 법
감추거나 드러내거나
감추거나 드러내거나.
내가 우울증을 가지고 일상을 사는 법은 이렇다.
과한 걱정 혹은 비난으로 피드백을 줄 듯한 이들에게는 원래 우울증을 앓은 적 없는 듯, 혹은 다 나은 듯 감춘다. 두통은 감기 때문인 것처럼, 과호흡은 마스크 때문인 것처럼, 다운된 기분은 들뜨지만 않은 것처럼 감춘다.
허나, 감추기만 하면 곪는다는 것을 알기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이들에게는 드러낸다. 숨 쉬기 힘들고 머리에 벌레가 기어가기 시작했다고, 다시 무기력해져서 초기 증상이 보인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며, 하지만 혹시 조금이라도 괜찮다면 가까운 곳으로 목적 없이 나가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털어놓아 작아진 상처는 쉬거나 바깥공기를 맡으며 아문다.
다시 또 커질 수도 있고 곪을 수도 있다. 그럼 또다시 감추고 드러낸다. 그렇게 산다. 그렇게 살다 보면 사라지는 날도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