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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숲풀 Apr 11. 2022

어쩌면 가족일지도 몰라, 다이어트와 자존감

다이어트와 자존감의 닮은 점(1)

평소 심리상태에 대한 지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신체에 빗대어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자존감의 경우 가장 많이 드는 예시가 다이어트였다.

어릴 때 헤어진 쌍둥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꽤나 많이 닮아있는 이 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목표 중심 vs 과정 중심 수행

[다이어트]


그동안 다이어트를 할 때는 늘 'OOkg까지 몇 주, 몇 개월 안에 감량하기'와 같은 숫자 중심의 목표를 세우고 나를 몰아세웠다. 그러니 그 숫자에 도달하지 못하면 자책과 실망으로 포기해버리곤 했다. 혹은 잘하다가도 정체기가 오면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기도 했다. 만약 성공하더라도 그 시점부터는 바로 이전의 생활로 돌아갔다. 그렇게 잦은 다이어트와 포기로 인해 요요는 당연하게 찾아왔고 매번 다이어트 전보다 훨씬 높은 체중에 도달하는 벌을 받았다.


우울증 회복을 위해 '작은 성취감'을 얻으려 다이어트를 할 때는 달랐다. 물론 '매월 2kg 감량하기'와 같은 목표가 있긴 했지만 그 목표에 도달하는 것만을 위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주 3회 이상 계단 22층 오르기', '주 3회 이상 스퀏 50회 이상 하기', '매일 아침 닭가슴살 샐러드 먹기', '매일 저녁은 고구마와 바나나 먹기', '오늘은 꼭 한 끼를 치킨을 먹어버리고 싶다면 다음 한 끼는 사과 하나로 대체하기', '오늘은 마구마구 많이 먹어버리고 싶으면 식단관리용 음식으로 과식하기' 등 과정 중심의 목표에 더 중점을 두었다.

물론 이렇게 해도 정체기가 3주 정도 지속되면 스트레스를 받았던 건 사실이다. 특히 첫 정체기 때는 '아, 역시 나는 안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을 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처럼 포기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은 정체기가 언제 끝날지 몰라 답답한 것이지, 어쨌든 그런 순간에도 늘 내가 잘 챙겨 먹고 열심히 움직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렇게 작은 성취감들을 계속 얻다 보면 결국 또 체중이 빠져있었다.



[자존감 높이기]


자존감 스피치를 참여했을 때 반신반의했던 내 자존감이 조금 올라간 것을 느꼈다. 그러나 종료 후 다시 무기력해지면서 '역시 나는 안되는구나' 싶었는데 그 이유는 다시는 무기력이 찾아오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십수 년에 걸쳐 낮아진 자존감이 그 수업 6주로 인해 단번에 하늘 높이 있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심 기대를 했나 보다. 정말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비전을 찾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때처럼 차근차근 올리게 되었고 지금은 이런 글까지 쓰는 단계에 왔다. 자존감 스피치에 참여했다고 10이었던 자존감이 단숨에 100이 된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그 과정이 20까지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 덕에 비전을 찾고자 하는 마음도 생겼고 50이 되고, 70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과정에 집중하고 만족하는 것은 자존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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