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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영 Grace H Jung Jun 27. 2023

화가의 양구일기 10_쉽지가 않다

양구 '밭', '부대' 스케치. 작업실 '산맥' 콜라주, 채색

2016년 4월 8-9일.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17-18일 차.


<정림리 밭, 안대리 부대> 종이에 먹, 25 x 23cm, 2016


같은 장소를 다른 각도로 두 번째 그린다. 붓펜이 망가져 먹이 흐르듯 나올 때가 있어 거칠고 빠르게 그려야 했다. 잉크 붓펜으로 바꾸어보려 했지만 색이 옅어 포기했다.


두 공간



어제의 각도에서는 부대 내의 군인들의 일상이 보였으나 밭의 다양한 곡선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밭이 재미있게 구성되긴 하나 부대 안의 일상은 보기 쉽지 않았다. 다음은 두 공간의 경계인 길에서 위를 향해 보며 그려보아야겠다.


_2016/04/08 드로잉 노트: 정림리 밭. 안대리 부대




<정림리 밭과 부대> 종이에 먹, 각 25 x 23cm, 2016


밭과 부대를 동시에 담는 것이 쉽지가 않다. 밭의 모양새가 좋아 보인다 싶으면 부대가 보이지 않고 부대가 자세히 보이는 위치에선 밭의 모양이 멋있지 않다.


마을을 둘러싸는 산을 사방으로 그려보아야겠다.

노도성당 같은 높은 곳에서 드로잉이 가능한지 보아야겠다.

가로로 긴 스케치북 형태로 좀 더 넓게 공간을 담아야겠다.


_2016/04/09 드로잉 노트: 정림리 밭과 부대




'산맥' 8호 먹 드로잉 콜라주와 아크릴 채색 작업과정 _2016/04/04-08


색의 평면이 입체의 구조를 갖도록

한 색상이 이루는 보이지 않는 흐름: 산맥의 구상적 능선을 넘어서 그 내면의 힘의 흐름이 또 다른 산맥을 구성하도록

기존의 검은 선들의 뭉침에 숨구멍을 넣어주듯이: 붉은 흐름, 파란 흐름, 수직과 수평의 입체적 얽힘


_2016/04/09 작업노트: 을지전망대-산맥-coloring




하나님, 현영의 하나님, 그레이스의 하나님. 그저 이 말씀 하나가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다. 일교차가 크고, 여전히 차갑고 센 바람이 많이 부는 양구에서 계속 꽤 오랜 시간 야외 사생을 하다 보니 목감기가 3일째 낫지를 않는다. 타지 생활이 작업에는 큰 영감과 변화의 계기를 주나 몸과 정신에 상당한 긴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를 적절히 조절하여 귀한 작업으로 완성하는 것. 주님, 나의 하나님, 이 땅에서 살아가는 날 지키소서.


_2016/04/09 아침묵상( 33:20) 중에: 엘엘로헤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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