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질이 아닌 나
이유도 없이, 아니 내가 왜 우는지 알지 못한 채로 계속되는 아이의 자다 깬 울음은 나를 분노하게 한다. 심지어 내가 자다가 깬 심신 미약의 상태라면 더더욱. 꼭지가 도는 느낌이랄까. 나도 맨정신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소리가 된다. 잠시라도 듣기 힘든데 그 울음이 계속되면. 너무 길게 느껴지는 그 시간은 알고 보면 고작 5분 또는 10분. 그러나 내겐 견딜 수 없이 긴 시간이다.
달래도 보고, 소리를 꽥 질러도 보고, 윽박질러도 본다. 그치질 않고 그냥 계속 엄마를 부르면서 운다. 미칠 노릇이다. 이쁘기만 했던 둘째가 갑자기 너무 미워진다. 생각해 보면 첫째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왜 내 새끼들은 무던하지 않고 잠에 예민한지. 욕지거리가 절로 나온다. 결국 달래지 않고 윽박질러 울음을 그치게 한다. "누워!" 하고는 나도 눕는다. 아이와 등을 지고 눕는다. 아이가 슬쩍 와 내 몸에 자기 몸을 댄다. 난 옆으로 살짝 피해 살을 뗀다. 다시 붙인다. 난 슬쩍 또 뗀다. 아이는 등을 돌려 잠이 들었다.
이게 나라는 작자다. 아이보다 못돼먹게 행동하면서 그 성숙하지 못함을 엄마라는 절대권력으로 유치하게 드러낸다. 마음 불편하게 잠든 아이는 또 칭얼된다. 이제 정신을 차린 나는 글 쓰는 걸 멈춘다. 잘 때 내 귀를 만지작거리는 습관이 있기에 싫지만 귀를 내어준다. 잠들었다.
난 정말 나란 사람은 정말 엄마가 안 어울리는 사람이다. 뭐 나를 비난하고 그러자고 하는 건 아닌데. 암튼 그렇다. 아마 한 5년 전 글을 찾아보면 첫째에 대한 이런 비스므리한 얘기를 페북에 써놓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갑자기 든다. 잠은 다 깼고 기분은 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