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그냥 해.
오늘 나는 나 스스로에게 떳떳한가, 그런 질문이 떠오른 하루였다.
나는 풀타임 대학원생인 동시에 과외, 퍼스널 트레이닝, 그리고 메디컬 스크라이빙. 이렇게 세 가지 파트타임 알바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오늘은 화학 과외를 하는 한 학생과 상담을 했다. 학생과는 1시간, 그 전에 학생 어머님과는 30분 동안 통화를 했다.
Y는 고등학교 10학년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면서 대학 입시도 준비하고 있다. 나와 수업을 하기로 한 날짜는 저번 주였지만, 다섯 번이나 미뤄졌다. 이유는 다양했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었다.
과외가 내 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하지만 나는 점점 교육이라는 것 자체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 내 생활에 지장이 생기더라도 학생이 우선이다. 그래서 이미 다섯 번이나 수업이 취소됐어도, 나는 먼저 ‘왜 또 연기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내가 진솔하게 다가가면 학생들은 그 마음을 이해해준다. 학부모님도 마찬가지다. 다음 세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뿌듯하게 만든다.
다시 오늘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나는 내 스스로에게 떳떳한가. 오늘 학생에게 “학생인 본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득했다. 미국에서는 보통 고등학생부터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Y도 스스로 돈을 벌고 싶어했다. 그 마음은 이해가 갔다. 하지만 꼭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 시간을 다른 데 쓰는 게 더 지혜롭지 않을까 싶었다. 그 말을 전했고, 고맙게도 Y는 잘 들어주었다.
상담은 잘 끝났다. 하지만 학생에게는 학생의 본질에 맞는 목적, 즉 공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나는 떳떳하게 공부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나는 지금 생리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많다. 공부도 하고 싶지만, 글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 브런치를 매일 연재 중이다. 운동도 좋아해서 크로스핏을 다니고, 혼자만 하기엔 아까워 퍼스널 트레이너로도 일한다.
뿐만 아니라 매주 병원 클리닉에 가서 의사 선생님들의 차트를 작성하는 스크라이빙 일도 한다. 모두 페이는 높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에 괜찮다. 다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에 공부할 시간을 잃는 것도 사실이다. 시간은 유한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할 게 많아서 본업인 공부를 못한다”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하고 싶은 게 많고, 할 일이 많기에 나는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본업도 충실히 하겠다고. 그리고 그 본업도 내가 하고싶은 일에 포함되어있다.
핸드폰 볼 시간,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 소셜 미디어를 하는 시간을 줄이겠다. 대신 글을 쓰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운동을 하고, 운동을 가르치고, 의사 선생님들과 환자들을 돕겠다.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Accountability(책임). 내가 떳떳할 수 있도록, 여러분께 계속 보여드리겠다.
그리고 여러분도 하고 싶은 일을 하시면서 사시길 진심으로 응원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