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캐나다로 왔을까..

by 예쁜 구름

누구나 인생에 한번쯤은 상상해보는 해외생활.

또 그 중 일부는 어릴때의 나처럼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환상에서 시작한 삶이 실제로 내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되면 환상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의 환상을 깨기 위해 노력한다.

"절대로 이민 오지 마세요" "이민의 허와 실" 등에 대한 주제로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매체를 통해 얘기한다.

나도 캐나다로 오기 전 많은 영상과 글을 보았다. 내가 살아봤던 땅이지만, 이민을 간다는 것은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니까.


나와 우리 가족은 이미 영주권을 가지고 있었다.

남편, 돌 지난 아들과 함께 캐나다에서 박사 후 연구원(포닥)으로 생활하던 시절, 진로에 대한 막연함과 불안함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혹시라도 신분 문제 때문에 취업이 좌절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캐나다 영주권을 신청했었다. (사실 이때 미국 영주권도 NIW 카테고리로 신청을 했었는데, 이 이야기는 또 다른 기회에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포닥의 삶에 지쳐가고 있었던 어느 날, 한국의 작은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었고 잠시 해외생활로부터 피신하듯 한국으로 들어갔다.

한국에 들어온 지 1년이 지났을 때 코로나19가 터졌고, 캐나다 밖에 거주하고 있는 신청자들에 대한 영주권 심사는 기약 없이 미뤄졌다.

그동안 둘째 아들도 낳았고 시간이 흘러 영주권 최초 신청일부터 만 6년이 지난 시점 최종적으로 영주권이 승인되었다.


해외생활의 피로함과 긴장을 풀기 위해 돌아갔던 한국이었지만, 역시나 한국에서 직장인으로, 또 엄마로 사는 삶은 만만치 않았다. 아들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고, 난 항상 바쁘고 신경이 예민한 엄마였다. 둘째 아들을 출산한 후에는 코로나 진단 제품을 개발하느라 아들의 깨어있는 얼굴을 일주일에 두세 번밖에 보지 못한 적도 있다.

영주권이 승인되고 바로 캐나다에 있는 회사에 지원서를 넣으려고 준비하던 중 스타트업에 첫 번째 직원으로 조인할 기회가 생겼고, 많은 고민 끝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국에 조금 더 남기로 결정하였다.


한국에서 직장도 있고, 아이들도 잘 크고 있는데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불쑥불쑥 들었다.

그럴 때마다 캐나다를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다양한 영상들과 글을 보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캐나다 물가는 비싸다.

아이들은 학원 스트레스 없이 자유롭게 자라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매일 도시락을 싸줘야 한다.

시장규모가 크지 않아서 취업이 어려울 수 있다.

영어와 문화 장벽은 평생 가져갈 숙제일 수 있다.

가족 중심적인 문화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보다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캐나다에서 생활해 본 적이 있는 터라 다른 분들을 통해 접하는 사실과 의견들이 그렇게까지 새롭지는 않았었지만 잊고 있었던 부분들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내가 내린 결론은 위 사실들에 대한 판단을 근거하지 않았다.

그냥 캐나다로 가고 싶었다. 어디서 살던 그곳에서 충실하면 되는 거지 라는 마음이었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이민은 "그냥 다 모르겠고 난 가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는 거라고.

내가 그렇게 다시 왔다.

캐나다에서의 워킹맘의 삶은 어떨지 아직 감은 오지 않는다.

이곳은 아이들의 천국일까 엄마의 천국일까. 아니면 또 다른 치열한 삶의 현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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