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준비: 한국에서 캐나다 타운하우스 구매하기

층간소음 걱정 없이 두 아들이 마음 놓고 뛸 수 있는 집 찾기

by 예쁜 구름

한국에서 집을 사는 것도 큰 일이었는데, 이번엔 캐나다에 집을 사기로 결정하였다.

나는 무언가를 결정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하지만 한번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추진력이 좋은 편이다. 집을 사기로 한 날부터 매일 밤 퇴근 후 집 찾기 과정이 시작되었다.


그 지역에 살아보지도 않고 집을 사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큰 일이기 때문에 일단은 렌트로 살면서 주변 환경도 살펴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지 않나 싶은 마음에 고민을 많이 하였었지만, 온라인으로 지역에 대해 서치하고 집 매물들을 열심히 들여보다 보니 어느 정도 "감"이 생겼다. 매일 밤 토론토 근교 지역에 대해 공부했다. 어느 지역에 어떤 집들이 많고, 어떤 교육환경이 있으며, 인종 비율이나 소득은 어떻고 이민자 추세는 어떤지 찾아보았다.


앞에 쓴 글에도 언급을 했지만, 그렇게 찾은 첫 번째 후보지가 옥빌 (Oakville)이었다. 공립학교들의 순위가 높았고 평균 가계 소득이 높은 지역인 만큼 환경이 깨끗하고 커뮤니티가 잘 형성이 되어 있었다. Realtor.ca 또는 Zillow, Zolo 등의 웹사이트들을 보면 집 매물들이 올라와있는데 지도로 검색해 보면 어느 지역에 어느 정도 금액으로 주택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지 파악할 수가 있다.

집을 구매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캐나다와 한국은 시스템이 많이 달랐다.


몇 가지 차이점을 요약해 보면,


1. 리스팅 가격이 실제 거래가가 아니다. 리스팅 가는 셀러가 원하는 가격의 마지노선 내지는 가이드라인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은 매도자가 제시한 가격에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계약금을 받고 그 사람에게 집을 팔지만, 캐나다는 리스팅 가를 기준으로 바이어들이 원하는 가격을 적어 오퍼를 내면 셀러가 맘에 드는 오퍼를 선정하여 계약한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집을 찾을 때는 리스팅가를 참고로 주변 시세를 함께 보아야 한다. 때로는 리스팅가보다 낮은 금액에서 계약이 성사되기도 하고, 때로는 한참 더 높은 가격에서 계약이 성사되기도 한다.


2. 중개수수료를 내는 사람이 다르다. 한국은 매도자와 매수자가 보통 집값의 0.5% 정도를 각각 중개수수료로 내지만, 캐나다는 중개수수료를 집을 파는 사람이 모두 낸다. 중개수수료 비용은 집값의 구간별로 다르게 책정되는데 한국대비 금액이 꽤 높다. 나는 집을 사는 입장이기 때문에 중개수수료가 들지 않았다.


3. 집값 외에도 이런저런 항목의 클로징 비용이 필요하다. 한국도 집을 살 때 집 값 외에도 취등록세를 준비해야 하는데 캐나다도 비슷하게 클로징비용을 준비해야 한다. 다만 캐나다는 변호사를 통해 모든 절차가 이루어지므로 변호사 비용 및 이런저런 항목이 추가된다. 클로징 비용은 주택 가격과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나의 경우 집 값의 약 2.5% 정도를 현금으로 준비하였다. 자신이 구매하고자 하는 집이 생기면 property tax 및 변호사 비용들을 고려하여 예산을 잡으면 된다.



나는 캐나다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한국인 리얼터분과 모든 과정을 진행하였는데, 내가 웹사이트를 통해 맘에 드는 매물을 찾아 카톡으로 말씀드리면, 그 집과 주변환경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다. 반대로 리얼터분이 예산에 맞는 적절한 집을 찾아 소개해주시기도 했다. 한번 방문해서 볼 만한 집이다 싶으면 리얼터분이 방문해 주셨고, 집구석구석에 대한 사진 및 동영상을 보내주셨다. 꼼꼼하고 친절한 리얼터를 만나서 참 많은 도움을 받았다. 캐나다 와서 직접 뵈었을 때도 정말 세심하고 꼼꼼하신 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나는 oakville에서 예산에 맞는 맘에 드는 집을 찾지는 못했다. 그래서 옥빌 주변 도시인 미시소거와 벌링턴까지 매물들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벌링턴이라는 지역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다. 벌링턴은 자연친화적이고 조용한 도시였는데 다행히 내 예산에 맞는 집을 몇 군데 찾을 수 있었다. 지하가 마감되어 있고, 1층은 주방/거실 및 파우더룸, 2층은 방 세 개, 화장실 두 개였으며, 가라지가 1개 있는 타운하우스였다.


참고로 집을 찾아보면 freehold라는 말을 볼 수 있는데, 따로 관리비를 내지 않고 직접 관리하는 집이라고 보면 된다. 관리비를 내는 집의 경우 주택가격이 살짝 더 저렴한 것을 볼 수 있는데, 한 달에 수백 불씩 관리비를 내야 하고 매년 관리비가 인상이 되기 때문에 freehold가 여러모로 우리에게는 좋은 상황이었다. 나중에 집을 팔 때도 freehold가 유리하다고 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두 군데였는데, 첫 번째 집은 오퍼경쟁에서 탈락하였다.

리스팅가보다 만불 정도 높게 제시했음에도 3대 1 멀티오퍼 경쟁에서 탈락하였다.

탈락 소식을 듣자마자 두 번째 집에 오퍼를 넣었다. 오퍼를 넣으면서 동시에 캐나다 은행에 모기지 승인심사를 요청했다.

이때 리얼터님이 또 한 번 애를 써 주셨는데, 셀러 측 리얼터와 잘 얘기하여 추가오퍼를 받지 않고 우리 오퍼를 받아주기로 하였다. 금액도 리스팅가 대비 살짝 낮췄다.

참고로 오퍼레터에는 모기지 승인과 인스펙션 조건을 모두 넣었다. (모기지가 승인되고, 인스펙션이 통과될 때 집을 구매하겠다는 조건이다.)


그런데, 오퍼 억셉 후에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발생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집을 사기로 결정하면 계약금을 보내야 하는데 보통 집값의 5%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퍼 억셉 후 24시간 이내에 셀러 측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한다. 계약금을 미리 캐나다 은행에 예치해 놓긴 했었는데, 아뿔싸 계좌이체 한도를 넘어간다. 이체 한도를 당연히 올릴 수 있을지 알았지만 캐나다는 한국이 아니었다.

내가 캐나다에 거주하는 상황이 아닌지라 대리인을 통한 bank draft 발행도 불가능했다. 돈만 묶이고 쓰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 2시.

리얼터도, 캐나다 은행 모기지 담당자도, 나도 모두가 당황한 상황이었다.

순간 얼음이 되었지만 언제나 사람은 위기의 순간에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내게 된다.

ㅋ** 뱅크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셀러 측 변호사에게 보냈다. 즉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국의 훌륭한 시스템이 나를 구해주었다.

해외 송금은 보통 24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송금 내역을 다운로드하여 변호사 측에 증빙으로 전달했더니 이해해 주었다.

그리고 캐나다 은행에 묶인 돈은 이자율이 높은 현지 적금 계좌를 개설하여 옮겨두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계약이 잘 마무리되었다.

며칠 뒤 모기지도 잘 승인이 되었고, 인스펙션도 큰 문제없이 잘 끝났다.


주택 구매 클로징을 위해 한국에서 목돈을 송금하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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