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구매 클로징을 위해 한국계좌에서 캐나다계좌로 송금하기
한국에서 해외로 돈을 송금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계좌 간 이체는 거래외국환은행 지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여러 가지 송금 항목에 따라 거래외국환은행은 각각 지정할 수 있는데, 나의 경우 해외 영주권자이기 때문에 내국인의 증빙 미제출 송금 항목은 원칙적으로 사용할 수가 없다. 영주권만 있을 뿐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데 내국인 분류가 아니라니, 이 부분을 이해하는데도 사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정보를 아무리 찾아도 찾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는데, 신한은행 글로벌센터에서 설명을 들으면서 알게 되었다. 해외영주권자는 영주권을 받은 날짜와 증빙을 제출한 후, 재외동포 국내재산 해외반출 항목으로 거래외국환은행지정을 해야 한다.
나의 경우 한국에서 거주 중이었던 아파트 매도 잔금을 받은 후 캐나다로 송금을 해야 했는데, 재외동포 국내재산 해외반출 항목 중 부동산 매각 자금 항목을 이용하면 되었다.
부동산 매각 자금 확인서의 경우, 최종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신청하여 발급받아야 한다.
나는 조금 타이트한 일정으로 송금을 완료해야 했다.
- 11월 29일(금)이 한국에서 거주 중이던 아파트의 매도 잔금일이자 내가 집을 비워줘야 하는 날이었다.
- 12월 2일(월) 아침에 캐나다로 출국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모든 행정처리는 11월 29일에 이루어져야 했다.
- 12월 13일이 캐나다 주택 클로징데이였기 때문에 그 날짜 이전에 모든 송금이 완료되어야 했다.
세무서에 부동산 매각 자금 확인서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양도세 신고가 선행되어야 한다. 1 가구 1 주택으로 양도세가 면제일지라도 신고는 진행해야 한다.
세무서에 연락해서 알아본 결과, 등기 이전까지 진행되지 않았더라도 양도세 신고를 한 기록이 있으면 부동산 매각 자금 확인서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다만 부동산 매각 자금 확인서가 발급되는 데는 1주일 정도 소요가 된다고 하였다. 발급된 확인서를 거래외국환지정 은행으로 가서 담당자에 전달하면 해외 송금이 가능한 금액 한도가 전산에 입력이 된다.
나는 아파트 매도일 당일에 부동산 매각 자금 확인서를 신청한 후 차주 월요일에 바로 출국이었기 때문에 가족 중 한 사람을 대리인으로 지정하여야 했다. 내가 출국 후 대리인이 세무서에서 확인서를 발급받아 은행 담당자에게 제출하는 방법이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굉장히 번거롭고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해줘야 하는 일이었기에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였다.
혹시나 하여 세무서 담당자에게 부동산 매각자금 확인서를 등기로 은행 담당자에게 발송해 줄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흔쾌히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어서 은행 담당자에서 전화하여 상황을 설명했고, 등기로 확인서를 받으면 전산에 바로 적용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부동산 매각 자금 확인서 신청 자체는 간단했다. 양도세 신고 후, 영주권 사본, 거래 계약서, 통장 잔고 증빙을 들고 세무서를 방문하였고, 세무서에서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신청서를 미리 다운로드 받아서 작성하여 간다면 훨씬 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부동산 매각 자금 확인서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발급이 되었다.
차주 월요일 오전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 발급이 승인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1주일을 예상했지만, 주말을 빼면 만 하루 만에 발급이 된 셈이다. 특별한 이슈가 없어서 그랬겠지만.
캐나다에 도착한 후 은행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보았는데, 매각 자금 확인서를 잘 수령하여 전산 입력까지 완료하였다고 하였다. 준비 과정 동안은 인터넷 검색, 담당자 통화, 은행 방문을 통해 정보를 알아보느라 머리도 아프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다행히 실전에서는 모든 일들이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캐나다 주택 클로징까지는 열흘이나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기에 환율이 좋을 때 송금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캐나다에 도착한 다음 날, 한국에 무지막지한 일이 터졌다. 계엄 사태.
나는 정신적으로 뿐만 아니라 금전적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엄청나게 치솟는 환율 때문에 내가 예상했던 금액보다 훨씬 크게 손해를 본 상태로 송금을 할 수밖에 없었다. 클로징 날짜는 맞춰야 하고 환율은 말도 안 되고. 며칠밤을 실시간으로 환율 체크를 하며 그나마 잠깐 환율이 낮아지는 순간을 포착하여 송금을 하였다.
몇 년 동안 준비했던 캐나다 이민이었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했었지만 내 능력으로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사태였기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어이없고 당황스러웠다.
여하튼, 그렇게 캐나다 송금까지 잘 마무리되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 있다.
내가 클로징 3일 전에 한국에서 송금을 진행하고, 클로징 전날 은행에 방문하여 bank draft를 요청하였는데, 은행 담당자가 자금 출처 확인까지 3~4일 추가로 소요된다고 하여 또 한 번 크게 당황을 했었다.
나는 다행히 내가 직접 온라인으로 내 명의 한국계좌에서 내 명의 캐나다 계좌로 송금하였기에 그 자리에서 은행앱을 열어 송금 내역을 다 보여주었고 받아들여졌다. 은행 담당자가 급한 내 상황을 이해해 주어서 가능했던 부분일 수도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다른 분들이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면 자금이 필요한 날보다 며칠 앞서 여유 있게 송금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오늘이 캐나다 온 지 한 달 하고 3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 한 달이 전쟁처럼 지난 간 것 같다. 다음 주 월요일에 드디어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첫 등교를 하고 나면 또다시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겠지만, 이 순간 무사히 따뜻한 집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음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