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잃은 비둘기

by 병아리 팀장

산책길에 아무 생각없이 걷고 있다가 길 앞에 위태로이 서 있는 비둘기를 보았다.
자세히 보니 한쪽 다리가 없었다.
외다리로 간신히 몸을 지탱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자신의 체중을 감내하기 어려웠던지 마침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다.
불쌍한 마음이 들었지만 왠지 손대기는 싫어서 못본 척 지나가버렸다.
좀 걷다가 아무래도 맘에 걸려 다시 비둘기가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혹시 지나가는 사람에게 해를 당하지 않았을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버둥버둥대고 있을까.
기력이 쇠하고 먹을 것이 없어 결국 죽지는 않을까.
걱정 반 호기심 반에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보니 비둘기는 없었다.
혹시 날아간 것일까. 다리 한쪽없이 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문뜩 옆을 보니 그 비둘기가 있었다.
옆에는 예순이 넘으신 할머니분들이 있었고 그 옆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아, 다리를 잃으면 무리에서 버려지는구나.
아, 결국 먹을 것을 주는 인간에게 거둬지는구나.
인간사회의 약자라 할 수 있는 노인과 동물사회의 버려진 존재라 할 수 있는 다리잃은 비둘기가 서로 함께 있었다.
노인은 다리 잃은 비둘기에게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만족감과 보람을 얻었을 것이고, 비둘기는 의지하고 함께 있을 누군가를 얻을 수 있었겠지.
먼훗날, 저 비둘기처럼 내가 무언가를 상실하고 혼자 내버려지면 누가 내 옆에 있어줄까.
저 비둘기는 같은 비둘기들에게 버림받았는데...
동물은 버림받으면 사람이 거두어줄 수 있지만
사람은 버림받으면 누가 거두어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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