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을 살다

사랑은 자신을 위한 선물

by 병아리 팀장
사랑은 무엇보다도 자신을 위한 선물이다.
- 장 아누이

맞습니다. 장 아누이 선생님. 사랑은 참으로 위대하고 그 무엇보다 강한 것 같아요. 그 지겨운 수업시간도 바라볼 사람 한 명 때문에 그렇게 기다려지고 고문같은 학교선생의 알아들을 수 없는 설명도 그녀가 같은 교실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듣기 좋은 노랫소리처럼 들리게 되더군요.
벌써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그 때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점심 먹고 1시에 시작되는 윤리 과목을 들을 때면 다른 친구들은 조느라 고개를 꾸벅이며 침을 질질 흘리지만 저는 절대 졸수가 없더군요. 제 뒷자리에 바로 그녀가 앉아 있기 때문에요. 행여나 실수로 제가 자는 추태를 보이기 싫기에 저로서는 샤프심으로 손등을 찔러가며 잠을 쫓아내야 했지만 그래도 그 때가 행복했었답니다. 잠에 취해 수업이 귀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등 뒤편은 왠지 모를 서늘함에 늘 촉각이 곤두서 있었거든요. 지금도 잠이 올 때면 늘 그 때를 떠올립니다. 기분좋은 긴장의 감각이 아직도 여전히 살아 있어요.
어디 얘기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사소한 기억이고, 당사자인 그녀는 알지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랍니다. 덕분에 저는 잠이 올 때 다른 이에게는 없는 저만의 잠깨는 요법을 하나 가지게 된 것이니까요. 다른 사람은 설령 알아도 쓸 수 없는, 오직 저만이 쓸 수 있는 비법을 말입니다.
장 아누이 선생님. 오늘 선생님의 좋은 말씀을 보고 다시 행복했던 그 기억을 떠올렸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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