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nnie Volter Mar 24. 2017

글에 자신을 담아내기

1년 반이 넘는 기간동안 글을 쓰면서 소위 '사이클'이라 말하는 부침의 계곡을 여러본 오르내렸다. 그렇게 해서 몇 가지 교훈을 얻은게 있는데 

1. 반짝이는 아이디어보다 평범한 일상의 글이 더 낫다

2. 글쓸 시간이 적다면 적은 시간에 맞는 글을 쓰면 된다

3. 글이 노동처럼 느껴질 때는 지금 쓰는 글에 나 자신이 담겼는지 확인해보라. 

이 세 가지다. 이 중에서 세 번째 교훈이 가장 와닿는데 '어떤 글이 좋은 글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 내리게 된 결론이다. 내가 평소에 쓰는 글은 후기글, 설명문, 일기, 시 정도를 들 수 있는데 이 중에서 일기의 빈도가 극도로 낮은 편이다. 대부분 내가 쓰는 글은 후기글이나 설명문 정도인데 이렇게 일처럼 변질되기 좋은 글들은 그저 쓰고 올린다는 조건에 정신이 팔려 나 자신을 담을 생각을 못하고 중간에 글을 마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영화에 관한 리뷰를 쓰는 것으로 예를 들자면 영화 정보 + 줄거리 + 개인 감상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개인 감상 부분을 쓸 때 남들의 반응을 두려워하여 캐스팅이 어땠냐느니 연출효과가 좋았다느니 등 다른 리뷰어들이 쓰는 글을 무의식적으로 흉내내어 몰개성한 글로 던져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글들은 말그대로 물량을 채우는 것으로 그칠 뿐, 나라는 사람의 향기가 묻어 생기있는 글로 통통 튀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개인 감상만으로 꽉 채워진 넋두리 같은 에세이 또는 시 같은 글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이 경우는 글을 편하게 쓰자는 마음이 너무 커서 보는 독자가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앞뒤없이 내 느낌만 덩그러니 써버리는 우를 범하기 쉽다.
그렇기에 글쓰기의 시작은 일기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니 보는 이로 하여금 이해와 흥미를 끌 수 있는 약간의 서사와 개인의 생기를 묻어낼 수 있는 약간의 감상이 들어갈 수 있는 일기가 내 글을 만들어내는데 있어 기본기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일기쓰기가 어느 정도 생활화되면 이제 본인이 쓰고 싶은 글, 후기나 설명문을 쓰되 정보와 감상의 배합을 생각해서 커피에 시럽을 넣듯이 나라는 향기를 마무리로 살짝 넣으면 그것이 바로 나의 향기가 나는 내 글이 되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 공부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