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nnie Volter Mar 12. 2018

주말 승마 체험

럭셔리 스포츠라 불리는 승마를 하고 왔다. 친구 녀석의 차를 얻어 타고 양평에 있는 미리내 승마클럽이라는 곳을 갔는데 양평의 수십만 평을 개인이 사서 골프장, 수영장 등과 함께 리조트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종로에서 출발해서 양평까지 운전해서 가니 1시간 남짓한 시간이 걸려 도착하니 직원분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승마용 장갑과 헬멧, 바지, 신발을 착용하고 말 대기소로 갔다. 여자 조련사가 내가 타게 될 말을 소개해주었고(이름은 캐럿이었다) 본격 승마에 앞서 목마로 말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갈귀와 안장 손잡이를 잡고 말에 올라타고 출발하는 법과 멈추는 법, 방향전환하는 법, 속보와 평보 전환법 등 복잡해보이지만 매우 간단한 것들을 가볍게 배웠다.
아직 날씨가 쌀쌀해서 거대한 돔 형태의 실내승마장으로 말을 끌고 가서 평보와 속보를 하며 원형으로 말을 몰아 보았다. 초급자용 말이라 그런지 캐럿은 매우 친절하면서도 영리하게 내 뜻을 알아듣고 걸었다 뛰었다를 반복하였다. 말 위에 탄 느낌이 생각보다는 안정적이었고 높이도 그다지 무섭게 느껴지지 않아 낙마에 대한 걱정없이 편한대로 달릴 수 있어 좋았다. 실내 공기가 안좋아 가끔 말이 기침을 하며 뛸 때 고개가 뒤로 젖혀지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지만 멍때리고 있었던 탓인지 말의 움직임을 따라 순응하여 위기없이 잘 넘길 수 있었다. 달리는 순간동안은 몸의 위아래가 쿵쾅쿵쾅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흔들렸지만 자세를 바로 하고 다리를 쭉 피고 있으니 제대로 된 전신운동이 되는 것을 느꼈다.
무엇보다 승마의 가장 큰 매력인 살아있는 동물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운동하는 다시 없는 경험을 한 것이 좋았다. 글쓰고 책보고 영화보는 등 혼자하는 취미가 유독 많은 나는 세상에 다시 끄집어내질 필요가 있는 시점이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승마란 참 좋은 스포츠같다. 1회에 6.6만원이나 하는 가격이 조금 부담되지만 가끔씩 와서 운동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말이 넘 귀엽고 영리해서 좋다. 그리고 내가 탄 말 캐럿은 수컷이라 그런지 남자인 나에겐 낯을 많이 가리고 여자기수들에게는 무척 친절하더라.)

미리내 승마클럽에서 당근을 먹이는 아이 1. 여성기수에게 기꺼이 혀를 내밀어주는 말 사진


매거진의 이전글 가계부 정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