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골드와 백금은 다른 거라고?

by 그랑크뤼

주얼리 매장에서 비슷한 광택의 반지를 두고 “이건 화이트 골드고, 저건 백금이에요”라는 설명을 들으면 대체 뭐가 다른 건지 궁금해진다. 둘 다 차가운 은빛 금속인데 가격은 꽤 차이가 난다. 어떤 사람은 “같은 거 아니에요?”라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화이트 골드와 백금은 원자 구조부터 역사, 착용감, 관리법까지 완전히 다르다.

WHITE-GOLD-VS-PLATINUM-GOLD-1200-X-628-PIXEL.png


화이트 골드란?

화이트 골드는 원래 노란빛 금을 다른 금속과 섞어 만든 합금이다. 19세기 초반부터 노란 금이 너무 진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백색계 금속인 팔라듐, 니켈, 은 등을 첨가해 만든 게 시작이었다. 덕분에 은빛에 가까운 색감이 나지만 완전히 백금처럼 하얗게 빛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표면에 로듐이라는 금속을 도금해 광택을 살리고 황변을 방지한다. 그러나 로듐 코팅은 영구적이지 않다. 수년이 지나면 벗겨져 속살인 아이보리빛 골드 컬러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백금이란?

반면 백금은 화이트 골드처럼 ‘노란 금에 다른 걸 섞은’ 합금이 아니라 원래부터 희귀한 순수 백색 금속이다. 원소기호 Pt로 불리는 백금은 전 세계 채굴량이 연간 금의 1/1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은빛 광택이 자연 그대로라서 별도의 도금이 필요 없고, 시간이 지나도 색이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반지’라는 상징성 덕에 웨딩 링, 약혼반지에서 선호도가 높다.

pieces-of-platinum-ore-sitting-on-round-platform.jpg?id=55352537&width=1200&height=800&quality=80&coordinates=0%2C0%2C0%2C0


무게감도 확연히 다르다. 같은 크기의 링이라도 백금은 화이트 골드보다 더 묵직하다. 백금은 밀도가 높아 착용했을 때 손에 감기는 느낌이 묵직하고 고급스럽다. 대신 이 밀도 때문에 동일한 디자인이라도 제작에 손이 더 많이 간다. 경도가 높은 만큼 세공이 어렵고, 수선 시에도 전문 장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백금 세공은 경험 많은 장인이 직접 다루는 경우가 많다.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재료 희소성과 가공 난이도에 있다. 국제시장에서 금 시세가 아무리 올라가도 백금은 전통적으로 ‘더 귀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럭셔리 브랜드들이 하이 주얼리 컬렉션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할 때 백금을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짝이는 보석을 가장 안정적으로 고정해주면서도 장기적으로 변색이나 부식이 적기 때문이다.


whitegold-2.png

관리법도 다르다

관리 방법도 다르다. 화이트 골드는 로듐 코팅이 벗겨지면 다시 도금해야 원래의 밝은 색이 유지된다. 반면 백금은 생활 스크래치가 생겨도 긁힌 부분이 금속 안쪽으로 들어가는 구조라 무게가 거의 줄지 않는다. 이런 특성을 ‘백금은 긁힌다기보다는 살짝 패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오래 착용한 백금 반지가 고급스럽게 빛나는 이유다.


다만 무겁고 단단하다고 해서 완전히 손이 덜 가는 것은 아니다. 백금도 작은 흠집들이 쌓이면 폴리싱을 통해 광택을 복원해주는 것이 좋다. 반면 화이트 골드는 코팅 관리만 주기적으로 하면 처음 샀을 때의 흰빛이 비교적 쉽게 되살아난다. 결혼반지 하나를 고를 때도, 혹은 일상에서 매일 착용할 주얼리를 고를 때도 이 차이를 모르면 ‘왜 내 반지가 누렇게 변해가나’ 의아할 수 있다. 같은 은빛 금속으로 보이지만 화이트 골드는 금의 변형, 백금은 원소 그대로의 차가움이다. 내 손가락 위에 얹어지는 반짝임이 어떤 의미로 나를 따라올지, 두 금속의 성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고르는 것만으로도 나만의 주얼리는 훨씬 오래 빛난다. 알면 알수록 같지 않은, 그 작은 차이가 보석의 매력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신기루였나 새로운 균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