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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의 맛, 토란국

어떤 음식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by 이열

추석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토란국이다. 미끈하면서도 쫀득포슬한, 다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식감. 어린 시절 명절 상에 빠짐없이 올랐던 토란국 한 그릇이 오늘따라 그립다.


당시엔 그저 맛있게 먹었을 뿐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릇 안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토란과 고기를 듬뿍 담아 주시던 어머니의 마음. 한 그릇 더 하라며 등을 두드리시던 아버지의 손길. 한 잔 해야지, 라며 위스키를 따라 주시던 할아버지의 미소까지. 토란국은 단순한 명절 음식이 아니라, 가족의 온기가 배어든 추억 그 자체였다.


이제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토란국 생각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어떤 음식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그 맛 뿐만 아니라 음식과 함께했던 사람들, 그 시간들 때문일 것이다. 나의 친애하는 구독자분들께서 그리워하던 음식, 사람, 시간과 함께하는 명절 보내고 계시길 기원한다.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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